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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자료

일출과 일몰의 명장소들

 해지고, 뜨는 것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많다. 마음만 먹으면 집안 어느곳 창문만 열어젖혀도 가능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명소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명성을 쌓아 온 만큼 그곳에서의 감상은 조금 더 특별할 것이다.

해넘이, 해돋이 장소 몇 곳을 소개한다. 덤으로 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한 간단한 tip도 담았다.

손은덕(한국관광공사 U투어정보팀 취재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 DB


 

[해넘이]
 

청아한 낙조풍경을 연출해낸다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부석사는 아름다운 은행나무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을 비롯해 석등, 조사당 등 많은 국보를 볼 수 있어 보석함 같은 여행지다. 특히나 무량수전의 배흘림 기둥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부석사의 매력은 안양루에 서서 절 아래를 내려다보는 전경. 발아래 가득 동그란 산사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멋진 건물을 감상한 다음 여유가 된다면 무량수전에서 수많은 연봉들이 펼쳐진 붉은빛 노을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것도 좋겠다.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서 바라본 소백산맥의 해넘이 광경은 청아한 범종 소리와 어울려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은빛 물결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다

전남 무안 도리포

고려 말 청자를 빚은 도공들의 혼이 살아 숨쉬고, 은빛 숭어가 노니는 도리포. 왼쪽으로는 굴비로 유명한 영광칠산 앞 바다가, 뒤쪽으로는 위도를 품고 있다. 도리포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서해안이면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북으로 길게 뻗은 해제반도 끝자락에 위치하고 동쪽에 넓은 함평만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포 포구 반대편 칠산 바다 쪽의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 드넓은 함평만과 칠산 앞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해와 은빛물결이 만나 황홀경을 자아낸다.
 


 

징검다리 삼아 다도해 섬들을 옮겨 다니는 햇덩이

전남 진도군 세방리

진도의 서쪽 끝머리인 한반도 최서남단으로 전망이 좋고, 낙조 역시 유명하다. 진도 앞바다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다도해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낙조의 장관은 감탄의 극치에 도달하게 만든다. 해무에 지워졌다가 불쑥 나타나곤 하는 세방리 앞바다의 모양도 제각각인 크고 잠은 섬들. 이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떨어지는 낙조는 신비롭다. 또한 세방낙조는 돌아가는 길까지 심심치않게 좋은 볼거리로 배려하고 있으니 바로 청정해역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 육체의 피로와 근심, 걱정을 말끔히 잊게 한다.

 



 

[해돋이]
 

애국가 첫화면으로 나왔던 추암일출

강원 동해 추암

깨끗한 바다와 백사장, 우뚝 솟은 기암괴석, 고색창연한 해암정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예로부터 삼척 해금강으로 불려왔던 추암 해변. 젊은 연인들의 동해안 여행 1번지로 꼽는 정동진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멋진 해맞이 명소다. 특히나 예전 애국가의 배경화면으로도 쓰였으니 그 아름다움이야 말할 나위가 없을 만큼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바다에 일부러 꽂아놓은 듯 뾰족하게 솟아 있는 촛대바위 위에 걸리는 붉은 햇덩이는 압권. 추암의 일출은 동산에 올라 직접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남쪽 백사장 끝에서 멀리 바라보는 풍광도 그만이다.



‘상생’ 의 손 뻗치는 국토 최동단에서의 일출

경북 포항 호미곶

한반도를 깨우는 장엄한 해돋이가 시작되는 곳. 최동단 호랑이 꼬리 호미곶이다. 육당 최남선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이며, 조선의 뜻을 새롭게 하는 일출’ 이라 극찬했던 곳이다. 호미곶에 서면 매섭고도 강한 해풍이 불어오는데 그 광활한 바다 앞으로 해맞이 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해맞이 광장에서 특히나 돋보이는 것은 바로 ‘상생의 손’. 사람의 양 손을 청동 소재로 바다와 육지에 각각 설치하여 서로 마주보는 형상으로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고 있다. 호미곶의 불씨는 각종 국가대회의 성화로도 사용되고 있다.


 

대웅전 처맛자락에 걸린 붉은 해

전남 여수 향일암 

향일암은 남해를 향한 해안 절벽 위에 놓인 작은 암자로 천하제일의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은은히 퍼지는 범종 소리와 함께 해가 떠오르면서 절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일품이다. 가파른 산책로를 따라 가다 향일암으로 가는 계단 초입에서 금 거북이 두 마리의 환영인사를 받은 다음 집 채만한 거대한 바위 두개 사이로 난 석문을 통과하면 비로소 향일암에 당도하게 된다. 대웅전에서 망망대해인 남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어두운 바다 한구석에 서 문득 붉은 기운이 쑤욱 올라온다. 대웅전 처맛자락 너머로 솟은 해는 사람과 바다를 동시에 발갛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