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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야기

커피 그 아련한 추억


내가 커피를 처음 대한것은 아주 어렸을적 

미군들의 전투식량에 포함되어 나온 국방색의 조그만 사각 봉지커피였다.


당시는 전쟁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시기였기에 곳곳에 미군이 많이 주둔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지급되는 전투식량(C레이션이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이 흔하게 돌아다니던 시절이였다.


이 C레이션 상자를 개봉하면 호화스럽고(?) 고급스런(?) 많은 음식과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고

영어로 무어라 쓰여있는 조그만 사각봉지도 3개가 들어있었다.


이봉지를 띁으면 

어떤건 하얀가루가 어떤건 설탕이 어떤건 까만가루가 나왔다.

살짝찍어 맛을 보면 약간 시큼하기도 하고 쌉싸름하기도 한 이시커먼 가루는 참 궁금한 물건이였다.



그래도 우리는 이물건을 그냥 버리지 않고 

꼭 돌아가며 손고락으로 찍어 맛 을 보곤 던져버렸다.

지금도 그 씁스름하고 시큼한 당시의 까만 가루의 맛이 

입안에 베어나는듯 하다.


지금의 우리 믹스커피는 설탕,크림이 함께 석여 나오지만

커피를 물마시듯 순수 커피를 즐기는 그들이기에 

취향을 존중하여 설탕,크림,커피가 각각 따로 포장되어 지급되나 보다.


영어를 알길 없는 우리는 그래서 국방색의 사각포장 

어떤 봉지엔 설탕이,어떤 봉지엔 가루크림이,어떤 봉지는 커피가 들었으니 

봉지마다 뜯어 확인하고... 참 궁금했던 기억이 새롭다.


커피도 물론 알지 못하는 처음 대하는 것이였지만 특히나 가루크림은 더욱 궁금했다.

건조 우유인듯 싶기도 하지만 맛을보면 무언가 2프로 부족한맛, 참 궁금한 물건이였었다.


그러니 세개중 하나는 쓰고, 하나는 별맛이 없는 우유같고 하나만 달달한 설탕인 이 세개의 봉지는 

흔하게 돌아다니는 것이였고 나중에는 C레이션속의 다른 맛(?)있는 물건들 때문에 

확인도 안하고 세개를 모두 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것이 커피라는걸 알게 된것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없지만 

어째던 이커피를 지금 나도 물마시듯 흔히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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