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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모니터, 어디까지 알고

[IT동아 강형석 기자] 모니터, PC나 출력장치의 화면을 보여주는 장치로 그 중요도가 높다. 최근에는 초고해상도가 주목 받으면서 게임이나 영상, 문서 작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두루 활약하는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세부적인 요소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성능에 큰 영향을 주는 부품들은 제품의 등급으로 성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모니터는 눈에 보이는 화면 크기나 패널 종류 정도를 인지해도 반응 속도나 밝기와 같은 세부 사양에 대해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최근 모니터에는 여러 기능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를 때도 많다.

다양한 기능과 제원을 품은 모니터. 사양표에 적혀 있는 사양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최근 유행하는 기능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아본다.


모니터의 첫 인상은 ‘패널’이 결정한다

모니터를 구매하려고 사양을 보면 온갖 사양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어떤 패널을 사용했고 해상도는 몇이며, 밝기나 명암비 등 확인해야 할 것이 다양하다. 하지만 이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에게 왜 필요한지 말해주지 않는다. 그냥 이러하니 밝고 화사하며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마무리 된다.



< 패널에 따라 화면 특성이 달라지지만 최근 기술 발달로 격차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

먼저 모니터를 구분할 때, 패널에 초점을 두게 된다. TN 계열인지, IPS 계열인지 그 외에도 VA나 PLS 계열인지 다양하게 확인한다. 사실 패널이 제품의 특성을 대부분 설명해 주고 있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TN(Twisted Nematic)은 초창기 모니터에서 많이 쓰였다. 2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네마틱 액정을 90도 틀어 배열한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구동전압과 소비전력이 낮아진다. 명암비가 높고 반응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창기에는 시야각이 좁고 색 표현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었다. 시야각이 좁아진다는 것은 모니터를 보는 각도가 조금만 빗나가도 색이 왜곡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이 이뤄져 TN 패널이라도 시야각이 넓다.

TN의 좁은 시야각과 색 표현력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것이 IPS(In-PlaneSwitching) 패널이다. 2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수평으로 눕힌 액정을 배치, 이를 옆으로 틀면 빛이 보이는 구조다. 이를 통해 어디에서 봐도 자연스러운 색을 표현하게 됐지만 반응속도가 낮아지는 단점이 발생했다.

이후 개발되어 선보인 S-IPS(Super-IPS)는 이 부분을 많이 개선했다. 이후 명암비와 반응속도를 높인 AS-IPS(Advanced Super-IPS), AH-IPS(Advanced Highperformance-IPS)가 등장했다. 비슷한 성향의 패널로 PLS(Plane to LineSwitching)가 있다.

VA(Vertical Alignment)는 초기 TN와 IPS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개념으로 접근됐다. 기본적으로 빠른 응답속도와 넓은 시야각, 휘도와 색 표현력 효율에 따른 높은 명암비를 자랑한다. 패널 개발사의 적용 기술에 따라 MVA와 PVA(S-PVA) 등으로 나뉜다.


밝기, 명암비, 응답속도 등은 뭔가요?

패널 종류를 확인했다면, 이제 세부 사양을 확인할 차례다. 명암비나 밝기, 응답속도 등 다양한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패널의 특성이 이런 부분에 영향을 줬지만, 최근 꾸준히 기술개발이 이뤄지면서 이런 특성은 많이 줄었다.

먼저 응답속도에 대해 알아보자. 응답속도는 말 그대로 액정에 인가되는 전압에 따라 화면이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 여부를 표기하는 것이다. 1,000분의 1초 단위인 밀리초(ms)로 표기되는 응답속도는 수치가 작을수록 영상이 자연스레 표시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 옆에 ‘GtG나 G to G’ 등 다른 문구가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to G(Gray to Gray)는 회색에서 회색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회색농도 10~90% 사이를 변환하는 시간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한 값을 알려주는 셈이다.

초기에는 검은색과 흰색 사이를 오가는 시간(BWB-On Off)을 표기해 왔다. 이 당시에는 대체로 문서처럼 흰색과 검은색으로 구성되는 화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는 회색 농도 변화 시간을 측정해 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업계는 5~6ms 사이면 화면의 잔상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명암비가 높으면 게임이나 사진 작업 등에 유리하지만 과하면 색상 왜곡이 발생한다. (사진 - 벤큐) >

명암비는 화면의 가장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얼마나 잘 나누는지를 수치로 표기하는 것이다. 이 수치가 높으면 명확한 화면을 보게 된다. 일반적인 모니터들이 3,000~4,000:1 수준의 명암비를 갖는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는 ‘동적 명암비(DCR)’라는 이름을 따로 표기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동적 명암비는 모니터 패널 뒤에 탑재하는 백라이트의 빛을 조절하는 식으로 명암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탑재하면 몇만은 기본이고 수백만~수천만:1 수준까지 명암비를 끌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동적 명암비는 화면의 밝기나 색상이 왜곡될 수가 있으니 ‘이런게 있구나’ 정도로만 보면 된다.



< 일반적인 모니터는 250~300 칸델라 수준의 밝기가 제공된다. >

밝기는 모니터 화면을 얼마나 밝게 보여주는지를 말한다. 패널 면적 대비 밝기를 뜻하는 의미에서 칸델라(cd/㎡)라는 기호로 표기한다. 대부분 모니터가 250~300 칸델라 수준의 밝기를 갖는다. 실내에서 쓰기 때문인데, 너무 밝으면 눈에 부담을 주게 된다.


플리커 프리? 로우 블루라이트?

벤큐가 적용한 아이케어(Eye Care)를 시작으로 최근 LG전자, 삼성전자 등 여러 모니터 제조사들이 앞다퉈 소비자 눈을 보호하는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 기술의 핵심은 바로 ‘플리커 프리(Flicker Free)’와 ‘로우 블루라이트(LowBluelight)’다. 눈에 좋다고 하니 일단 솔깃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먼저 로우 블루라이트에 대해 알아보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청색광을 줄였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에 노출되는 빛, 태양광이나 형광등, 모니터, 핸드폰 등에서는 가시광선을 내는데, 일반적인 인간의 눈은 400~700nm 범위의 빛을 감지하게 된다. 낮은 영역으로 갈수록 자외선, 엑스선 파장이며, 높은 영역에서는 적외선으로 구분된다.

가시광선 중 청색파장(450~495nm 영역)은 자외선과 흡사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국내외 의학계에서는 눈이 이런 파장에 장시간 노출되면 망막 시신경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조금 다른 예지만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군날개(익상편)로 알려진 눈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청색광 비중이 높은 모니터(백라이트)를 장시간 보면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부 변화로 인한 시력 장애(환반변성) 또는 안구 건조나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로우 블루라이트 기능은 이런 문제를 최대한 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로우 블루라이트는 어떻게 구현되는걸까? 간단히 말해, 빛을 내는 백라이트의 청색 파장 방출을 줄이는 식으로 눈을 보호하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빨간색(R), 녹색(G), 파란색(B)를 조합해 색을 내는 구조이기에, 이를 줄일수록 화면은 노란색에 가깝게 표시된다. 일부 모니터가 이 기능을 버튼으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일부 브랜드는 작업 환경에 따라 메뉴에서 청색광 단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 청색광 조절 기능은 모니터 내에서 지원하게 된다. (벤큐 GW2760HM의 청색광 선택 화면) >

플리커 프리는 모니터의 깜박임을 없애 피로감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과거 모니터의 백라이트는 형광등처럼 깜박임으로 밝기를 조절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라이트로 LED를 쓰기 때문에 굳이 깜박임으로 밝기를 조절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를 쓰려면 모니터의 메인보드와 같은 AD(아날로그 디지털 변환)보드와 패널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 아직 이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많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다.

깜박임 제거 기능은 벤큐의 아이케어, LG전자의 플리커 세이프, 삼성전자 일부 모니터 라인업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 중소기업 모니터에서도 이 기능이 추가되는 모습이다. 대부분 백라이트의 전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