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007년부터 DMZ 및 인접지역을 PLZ(Peace&Life Zone)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명명하며, 이곳의 관광 활성화를 추진해 오고 있다.
DMZ 및 인접지역에 산재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동해안(고성)에서 서해안(강화)까지 7개 테마로 연결한 545㎞의 국토횡단 길 PLZ 관광코스를 개발했다.
올 5월에는 강원도 양구·화천 구간(제2,3구간)의 팸투어를 개최하면서 그 서막을 올렸으며 이후 교장단 팸투어가 한차례 더 진행되었다. 지난 11월에는 PLZ 총 7개 구간 중 마지막 구간인 강화지역의 팸투어를 마쳤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진흥 5개년 계획(2004~2008)의 6개 광역 관광권 개발 계획의 일환이다. 대상은 DMZ와 인접한 10개시․군이며, 사업기간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탐방로 정비 및 신규 조성, 편의시설 조성, 안내체계 및 시스템 구축 등의 세부내용을 계속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접근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7구간 횡단코스가 완성되었으며, 향후 관계기관 협의 및 자원발굴을 통해 단계적으로 코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쪽 끝, 바다와 맞닿은 곳에 7번 국도가 있다. 함경북도에서 시작된 이 도로는 DMZ로 인해 끊어진 상태이다. DMZ 바로 아래, 7번 국도가 끊어진 이 지점에서 1구간 여행이 시작된다. DMZ의 동쪽 시작점이자 한반도 내에서 남과 북으로 나뉜 유일한 지역, 고성이 이 여행의 출발점이 된다. 태백산맥의 분수령이 험준한 산악을 이루고, 산자락이 끝나는 곳에 동해가 펼쳐진다. 고성은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곳이었다. 한국전쟁 전에는 전체가, 휴전 후에는 절반이 북에 남아있는 ‘수복지구’라 더욱 그렇다. 오가는 사람이 적으니 반세기 전 자연과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공존하고 있다. 고성에서 인제로 가는 100km의 길은 그래서 아름답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그 인제의 고개를 넘어갈 때도 고개만 들면 금강산이다.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었던 푸른 자연과 갈 수 없는 북녘 땅이 나란히 자리한다.
6.25의 치열했던 흔적은 이 길 위에 가장 많이 남아 있다. 9개의 격전지와 2개의 전망대, 분단 뒤 북한에서 남한으로 뚫린 땅굴이 있다. 하지만 반 백년이 흐른 지금, 땅은 스스로를 치유했고, 잊혀졌던 동식물들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양구, 평화․생명지대 횡단코스 제2구간이 시작되는 곳이다. 사방이 1,000m가 넘는 산 덕분에 6.25 전쟁 때는 남과 북이 서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지금도 양구 인근의 2/3지역은 군인이다. 그만큼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들고 나는 모든 사람을 군에서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DMZ 너머의 북녘 땅을 향해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동안 전쟁으로 황폐해졌던 양구의 자연은 전쟁 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제2구간 60km의 길은 그렇게 청정생태계를 지니게 되었다.
동그랗게 하늘만 보일 정도로 높은 산뿐이었다. 거기에 커다란 댐까지 생겨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이 지역, 화천의 매력이 되었다. 산 깊이, 그리고 물 너머에 수달이 살고 산천어가 헤엄치는 흔치 않은 자연을 담게 된 것이다. 제3구간, 화천에서의 평화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다. 근래, 산천어축제로 알려지면서 화천의 자연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반세기 전 격렬하게 싸웠던 기억은 서서히 잦아들고 상처에 새 살이 돋듯 자연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수달은 평화로운 일상을 만끽하고, 토종산천어는 사람 손길 걱정없이 유유자적이다. 화천을 지나가는 90km 구간, 평화․생명지대 횡단 코스는 그렇게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낸 평화로운 어우러짐이다.
겨울이 되면 하늘은 어미 품에 돌아온 자식처럼 평야를 찾아온 철새들로 가득하다. 제4구간 철원은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알려진 곳이다. 철책선을 넘나들며 오가는 철새들과는 달리 북으로 가는 철도가 막힌 곳이기도 하다. 길은 넓은 평야 사이로 나 있다. 이 평야는 어마어마한 수확량을 자랑하는 곡창지대로 이로 인해 더욱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단 후 서로 그렇게 갖고 싶어 하던 이 평야의 대부분은 DMZ가 되었다. 그곳을 누리는 것은 철마다 오가는 수 천, 수 만 마리의 철새들. 농사 짓지 않는 평야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산란지로 이용되면서 철새들의 천국이 되었다.
철책선으로 이뤄진 장벽이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던 그 벽은 보통 사람들의 손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멀게 자리한 듯했다. 하지만 연천에서는 다르다. 연천에서 시작되는 제5구간은 비록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철책선을 따라 DMZ와 나란히 걷는 길이다. 열차는 연천의 신탄리역에서 멈춘다. 경원선이 그 뒤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차로 갈 수 있는 것도 전망대 입구까지다. 철로도 없고 도로도 없는 이곳에 길이 만들어졌다. 군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걷던 철책선 앞을 걷게 된 것이다. 100km에 달하는 구간 중에 철책선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것은 단 1km. 하지만 평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충분한 거리다. 손으로는 철책선을 만지며 DMZ를 실감하고 눈으로는 북한국의 경계초소를 확인하며 분단의 현실을 마주한다. 무엇보다 ‘북녘 땅이 이리도 가깝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 된다.
강은 DMZ를 통과해서 유유히 흐른다. 물길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마주보고 있다는 이유로 임진강은 분단 이후 실향민의 아픔을 상징하게 되었다. 동쪽에서 시작되어 남과 북 사이를 말없이 흐르며 반세기의 시간을 품고 있는 임진강을 만나본다. 함경남도에서 시작된 임진강은 남북한 7개의 시와 군을 흘러 서해로 흘러든다. 길이만 해도 무려 254km. 한반도를 통틀어 7번째로 긴 강이다. 비록 DMZ에 가로막혀 긴 강이라는 의미는 퇴색되었지만 남과 북 사이를 흐르는 역사의 증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배가 드나들며 번화했던 포구의 흔적과 강줄기가 빚어낸 풍경, 그리고 강 건너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임진강이 품고 있는 풍요로움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행자에게는 전쟁과 분단이 아닌 평화와 통일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강. 서울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서해로 빠져나가는 이 굵은 물줄기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상징한다. 하지만 마천루와 20여 개의 다리가 지나는 도심의 한강을 빠져나오면 이곳은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평화로운 풍경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DMZ 평화․생명지대 횡단코스의 여행은 끝이 난다. 강원도 깊은 샘에서 시작된 한강이 바다와 합쳐지는 지점. 서해북방 한계선이 멀지 않아 종종 긴장감이 감도는 지역으로 무장공비의 침투를 막기 위해 설치된 철책선이 보인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과 자연은 이곳에 기대어 살아간다. 조선시대 한양으로 들어가는 입구였기에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모래밭과 갯벌, 우거진 갈대와 짙은 습지가 있는 곳. 서해 위로 지는 노을을 구경하기 위해, 또는 하구에 날아드는 철새를 관찰하기 위해 모여드는 여행객들이 제7구간 45km를 평화로운 풍경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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