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가파도. 섬 한가득 보리밭이 펼쳐진 섬이다. 해발 20.5m로 우리나라 섬 중에서 가장 키가 작은 데다 언덕배기 하나 없이 평평해 가파도 청보리가 바람에 흔들릴 때면 섬 전체가 춤을 추는 듯하다. 봄은 형형색색의 꽃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싱그러운 신록에서도 오는 법이어서, 가파도 청보리가 푸르게 흔들리는 장면만큼 봄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드물다.
봄마다 가파도 청보리는 춤을 추지만 올봄 가파도 청보리의 춤은 예년의 춤사위와 사뭇 다르다. 해안도로부터 보리밭 두렁까지 섬 곳곳에 대못처럼 박혀 있던 전봇대가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봇대 뽑은 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가파도에서는 중요한 변화다. 전봇대 철거는 친환경 명품 섬으로 탈바꿈하려는 가파도의 첫걸음이다. 앞으로 가파도는 ‘탄소 제로(Carbon Free)’ 섬으로 거듭난다. 가파도 안에는 전기차나 전기오토바이만 달리고, 전기도 태양열과 풍력으로만 만들어 쓸 계획이다. 아직 남아있는 통신주 20여 기도 모두 뽑아낼 작정이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해치는 흉물스러운 모습을 걷어내는 일이어서 전봇대 뽑고 전선을 땅에 묻는 일에 15억원이 넘는 돈을 기꺼이 투자했다.
4월의 가파도는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두 번 출렁인다. 섬을 둘러싼 검푸른 바다가 일렁이고, 섬을 덮은 연초록 청보리가 춤을 춘다. week&은 지난해 가파도 전봇대가 없어진 걸 알고서도 가파도에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 계절이 이제 막 시작됐다.
●여행정보
모슬포 항에서 가파도 상동선착장까지는 뱃길로 5.5㎞ 거리다. 평소에는 하루 네 차례 배가 운행하지만 청보리 축제기간에는 운행 횟수가 늘어난다.
주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5시까지 한 시간(정비시간인 오후 1시 제외)마다 운행한다. 전화로만 예약을 받는다.
운임은 큰 배 ‘21 삼영호’가 편도 5000원, 작은 배 ‘삼영호’가 4000원이다. 064-794-3500.
가파도에서는 민박집이 모두 열 곳 있다. 바다별장(064-794-6885), 해녀촌 식당·민박(064-794-5745) 등이 있는데 방 하나에 4만~5만원이다.
가파도에서는 해녀가 딴 해산물을 먹어야 한다. 소라회나 문어숙회가 한 접시에 1만원이다. 보말칼국수(7000원)나 전복성게알죽(1만3000원)도 맛있다. 가파도 청보리축제위원회 064-794-7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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