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이 가득하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 실존하는 보물섬이 있다.
그곳은 바로 서해의 작은 섬 '국화도'다.
국화가 많이 핀다고 해 생긴 이름, 국화도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화성에 속한다.
하지만 충남 당진에서 배를 타면 5분도 안 돼 도착할 수 있는 섬이다.
빨간 등대가 맞이하는 국화도는 가로로 길쭉한 섬과
그 양옆으로 연결된 작은 섬 두 개까지를 일컫는다.
섬을 둘러싼 해변은 보통 서해보다 맑다. 수심 3~4m 속까지 훤히 비칠 정도다.
국화도 선착장을 지나자 작은 건물이 눈에 띈다.
건물 속에는 해수욕장과 섬에 국화가 많이 피는 곳을 표시해 둔 입체 지도가 있다.
국화도의 문화 보물 전체를 볼 수 있는 이 지도는 섬을 찾는 사람에게 섬의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입체 지도 옆에는 각기 다른 색으로 꾸며진 주민 공동 우체통이 있다.
보통 우편함이지만 이곳 주민에게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보물 같은 존재였다.
지도에 나온 보물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섬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산 정상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광활하게 펼쳐진 서해가 한눈에 들어왔고 조업 중인 배가 항구에 들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또, 10㎞나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도 저 멀리 눈에 띈다.
산등성이를 따라 난 길은 평지처럼 평탄하고 주변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꽃길 산책로'라 불리는 이 길은 이름대로 보랏빛의 철쭉과 샛노란 유채꽃이 가득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 산책로는 뜨거운 햇볕은 가리고 시원한 바람만 통하고 있었다.
그 사이로 주변의 입파도, 제부도 등의 섬들도 훤히 보였다.
길 중간에는 빨강, 파랑, 노란색의 TV 조형물이 보였다. 독특한 풍경이다.
하루 두 번 물이 빠져 얼굴을 보여 주는 국화도 갯벌은 일반인도 1시간이면 바구니 가득 바지락을 캘 수 있는 곳이다.
갯벌 앞 바다에는 조그마한 배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물이 맑고 해초들이 풍성해 우럭과 도다리가 잘 잡힌다.
마을 안쪽을 들어가자 5개의 깡통 로봇이 눈에 띄었다.
다 쓴 가스통과 폐품으로 만든 로봇은 국화도 이장이 직접 만든 작품이다.
깡통 로봇 옆으로는 함박웃음을 짓는 항아리와 해맑게 입을 벌린 장승이 있는데
이곳을 둘러본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미소를 띠고 있었다.
국화도 해변을 둘러보던 중 하얀 조개 무덤이 눈에 들어왔다.
절벽 아래에 굴 껍데기가 수북이 쌓여 무덤을 이룬 곳이었다.
겨울은 지났지만 마치 눈이 쌓인 것 같은 모습이다.
국화도의 보물은
우체통, 꽃길 산책로, 바지락이 넘쳐나는 갯벌, 하얀 조개 무덤 등이다.
소소하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곳을 거주하는 이들과 여행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보물이다.
자연이 준 보물을 간직한 국화도에서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 떠나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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