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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상담

"당신은 믿을만한 사람입니까?"

"당신도 나도 못믿을 사람... 신뢰는 움직이는 것"

"이 시점에 믿을만한 사람인가"만 판단해야

선한 사람이라고 신뢰도 높지 않아… 능력 세밀하게 봐야

가난한 사람은 남 잘 믿고, 부자는 거짓말에 죄책감 없어

장기적으로 가장 많은 기회를 얻는 사람은 정직한 사람

 

노스이스턴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신뢰의 법칙'의 저자 데이비드 데스테노(David Desteno). 그는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신뢰를 저버리라고 유혹하는 어떤 미래의 사건에도 우리가 저항할 수 있다는 믿음은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데이비드 데스테노

우리는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살아간다. 내 등을 긁어주리라 기대했던 사람은 그 손으로 내 뒤통수를 치고, 나 또한 가까운 친구에 대한 험담을 죄책감 없이 풀어놓는다. 결혼한 사람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배우자 앞에서 미소 짓고, 믿었던 지인은 빌려 갔던 돈을 갚지 않고 소식 두절이다. 전도유망한 젊은 연예인은 문란한 행동을 일삼다 꼬리를 잡히고, 청렴한 줄 알았던 정치인은 남몰래 했던 투기가 들통나 곤욕을 치른다.

 

세상은 배신자들의 천국이니, 대체 누가 누구를 비난할 것인가. 남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은 가슴팍에 ‘나를 이용하시오'라는 팻말을 달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 박사는 말했다. ‘신뢰의 법칙'의 저자인 그는 ‘세상에 믿을만한 사람과 못 믿을 사람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각자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신뢰는 그때그때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타인을 믿고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고, 동시에 생의 여러 길목에서 배신감에 몸을 떤다. 자책과 원망으로 부상당한 마음을 추스르면서도 다시 한번 관계와 조직 속으로 뛰어드는 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신뢰와 배신이 뒤엉킨 초연결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믿는 것은 위험하지만, 믿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노스이스턴대학의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데스테노 박사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일상에서 신뢰의 문제는 생활 곳곳에 스며있으며, 누구를 어떻게 신뢰하는가는 삶의 행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요는 덜 배신당하고 더 현명하게 믿기 위해서는 신뢰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는 것.

 

신뢰와 배신의 지뢰밭에서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그의 사려 깊은 조언을 들어보자.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는 도박이다. 당신이 나를 정직하고 공평하게 대할 거라는 믿음에 거는 도박이다. 결혼을 예로 들어보자. 결혼도 일종의 신뢰게임이다. 남편과 아내가 가정에서 서로의 책임을 다하면 싱글로 살 때보다 경제적 정서적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만약 한쪽이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실생활에서 자기중심적으로 룰을 위반한다면, 다른 배우자는 고통을 받는다.

 

신뢰는 고정 불변의 심리가 아니라 우리가 타인과 협력했을 때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쪽에 거는 훈련된 베팅이다. 그러나 누군가 상대의 이익을 교활하게 착취하고 부정 행위를 한다면 한쪽이 얻는만큼 한쪽이 잃게 된다."

 

 

신뢰는 평균 승률이 높은 도박이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면 평균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픽사베이

-신뢰가 도박이라면, 왜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도박을 하나?

 

"타인을 불신해서 혼자 지내는 것보다 일단 믿고 함께 하는 것이 ‘평균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고로 방문객들의 발이 묶였을 때, 주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낯선 사람들에게 집과 소파, 자동차와 자전거를 내줬다. 서로 의존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놀라운 신뢰도를 끌어냈고 지역 주민들은 재앙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인류 공동체는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경제 자본을 공유하고 생산력과 회복력을 키워왔다."

 

-신뢰와 신용은 어떻게 다른가?

"신용은 어떤 행위가 쌓여서 매겨진 구체적인 점수다. 신용은 확인할 수 있지만, 신뢰는 확인할 수 없다."

-신뢰에 관한 연구에서 당신이 발견한 보편적인 진실은 무엇인가?

"신뢰가 우리 삶의 중심에 있다는 거다. 우리는 협력하면서 함께 진화했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우리가 각자의 전문성과 능력을 공유하면서 이루어졌다. 혼자 일했다면 우리는 결코 지금처럼 살 수는 없을 거다. 내 동료, 배우자가 나를 공정하게 대할 거라고 신뢰하지 않았다면 공동체는 진작에 붕괴했겠지.

 

삶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착취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야 한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바르다고 믿고 직장인은 보스가 자신을 공정하게 대우한다고 믿어야 한다. 상대의 말과 인격과 약속이 믿을만한 것인지 매번 의심하고 검증하는 건 불가능하다. 배반당할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뢰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당신은 일관적으로 신뢰할만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뢰는 움직이는 것이라는 결론은 우리가 늘 경계태세를 취해야 한다는 말인데.

 

"사실이다. 신뢰는 선악이 아니라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보다 남을 더 쉽게 믿는다. 타인의 협력과 선의가 있어야 원하는 자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 자신의 등을 긁기 위해 오늘 다른 사람의 등을 긁어 주는 식이다. 반면 부와 권력을 얻으면 사람은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에 대범해진다. 그렇게 해도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믿을만한 사람이다’라고 단정하는 건 위험하다는 건가?

 

"질문이 틀렸다. 내가 연구한 건 어떤 사람이 항상 신뢰할만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거다. ‘누군가가 이 시점에서 믿을만한 사람인가?’로 바꿔서 사고해야 한다. 고정된 믿음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겠지만 어리석은 판단이다. 우리의 상황은 늘 가변적이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이 얻거나 잃을 것들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눈 앞의 돈과 권력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부와 권력은 장기적 이익보다 단기적 충동에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에 신뢰 예측에 주요 변수가 된다.

가령 갑자기 돈이나 권력을 얻을만한 환경이 됐을 때 아마 당신도 놀랄 거다. 스스로가 얼마나 천연덕스럽게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가에 대해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실험에서 게임 성적만큼 돈을 가져가게 했을 때, 한 그룹만 성적을 부풀려 더 많은 돈을 챙겨갔다. 게임에 앞서 돈다발을 구경한 그룹이었다. 많은 다른 실험에서도 권력과 부를 맛본 사람들은 쉽게 신뢰를 져버렸다. 사람은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기 때문이다."

 

-핵심이 무엇인가?

"성자가 죄인으로 타락할 수도 있고 죄인이 성자로 거듭날 수도 있다. 그만큼 신뢰는 역동적이다."

 

-우리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미리엘 신부가 은촛대를 훔친 장발장을 믿어준 데 큰 감동을 한다. 누군가의 절대적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요한 경험이 아닌가?

 

"그렇다. 우리가 누군가를 신뢰하겠다고 결심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다. 그리고 인간은 누군가가 나를 절대적으로 믿어준다고 느낄 때 좋은 사람으로 변화할 의지가 생긴다. 부모 자식 관계가 그 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미리엘 신부 같은 성직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안타깝지만 어떤 사람이 믿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예측할 수도 없다."

 

-신뢰는 선악이 아닌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행위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믿었던 사람에게 돈을 떼이거나 뒤통수를 맞는 등 배신을 당했을 때의 상한 감정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우리의 두뇌는 성자나 죄인이 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정글에서 생존하기에 최적화가 되도록 진화했을 뿐이다. 당신을 이용해서 자기 이익을 실현하는 것도 그 사람의 적응력있는 결정이다. 그는 당신을 더이상 볼 일 없거나, 혹은 빚독촉이나 앙갚음을 못할만큼 당신을 연약한 사람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유익하지 않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관계맺는 소그룹 형태로 살도록 진화했다. 이 형태가 우리가 상대에게 정직을 유도하도록 하는 최선이었다. 당장은 배신감에 괴롭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뢰를 져버린 사람은 그룹에서 서서히 아웃된다. 단기적으로는 돈을 안갚아서 이익을 취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성원들이 그를 돕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가 평판을 적절히 유지하는 속임수를 잘 쓸 수 있다면, 그것또한 그 사람의 적응력이니 인정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평판에 많은 걸 의존한다. 점점 더 과거의 평판뿐 아니라 미래의 평판에도 신경을 쓰면서 산다. 평판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결론은 좀 충격이었다. 

 

"평판은 행동에 대한 좋은 예측 지표다. 단 상황과 환경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게 전제다. 예를 들어 함께 일하는 동료는 믿을만한가? 특별한 변수와 변화가 없다면 그는 당신을 계속 나이스하게 대할 거다. 하지만 회사에 승진과 해고의 바람이 불어닥친다면 잠재적 이익과 손실이 극대화된다.

 

어제까지 공정하고 평상심을 유지하던 동료는 오늘 이익을 얻기 위해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당신을 험담하려는 유혹에 빠질 거다. 평소 아내에게 충실했던 남편이 혼자서 출장을 떠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낯선 곳에선 자신의 불륜이 드러나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기 쉽다. 상황이 변하면 사람도 변한다. 변화 없는 인생이 없기에 어쩌면 평판은 무너지기 위해 존재하는 신화같다."

 

데이비드 데스테노 박사의 다른 저서 ‘숨겨진 인격'과 ‘정서적 성공'도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격과 그 메카니즘을 밝혔다.

-그래도 좋은 평판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드물 게 있다. 그건 그 주변의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개인의 노력만큼이나 운이 따랐다."

 

-그런 면에서 정치인은 가장 못 믿을 집단이 아닌가? 트럼프와 김정은의 신뢰도는 어떻게 보나?

 

"우리는 경험상 정치인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이다. 특히 트럼프나 김정은처럼 자아 독존적인 삶을 유지한 사람들은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에 의존한 경험이 거의 없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은 위선과 위악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경향이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트럼프나 김정은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져도 사실상 그들에겐 거의 어떤 위험도 발생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은 신뢰를 쉽게 저버리는 태도로 행동하는 데 더 큰 자유를 누린다. 여전히 사람들은 그들을 믿지 못해도 그들의 말을 경청할 테니까. 나는 여러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면 놀랄만큼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비난하면서 자신의 신뢰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선 변명으로 일관한다."

 

-위정자들은 단기적 이익을 장기적 이익보다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민연금 같은 정책은 불신을 초래한다. 정부의 정책과 국민 기대 사이의 이런 불일치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아마도. 정치인들은 그 속성 상 다음 선거에만 올인한다. 세금 감면 등으로 단기간에 사람들을 만족시킬 방안만을 생각하기 쉽다. 대부분의 사회 문제는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당장의 희생을 감수해야하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는 부모의 논리성과 함께 똑똑해보이고 싶어하는 부모의 욕망까지 고려해서 신뢰할까 말까를 결정한다./픽사베이

-누군가를 믿고자 선택할 때 그의 의도와 능력을 분별해서 주목해서 보라고 했다. 매우 중요한 지적으로 보인다.

 

"선한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은 아니다. 정직하지만 무능해서 상대에게 폐만 끼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의도와 능력은 신뢰의 두 가지 얼굴이다. 사기꾼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과는 실패와 손해로 동일하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우리 행위의 목표는 어떻게 최고의 이익을 얻을까다. 가령 당신이 뇌 수술을 받아야 하고 당신에겐 신경외과 친구가 있다. 친구를 믿지만, 그가 그 분야의 최고 능력자가 아니라면 그에게 수술을 부탁하지 않을 거다. 누군가를 믿을까 말까를 결정할 때, 반드시 그의 의도만큼이나 능력을 세심하게 계산해야 한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울 때 좋은 사람보다 전문가를 더 신뢰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일종의 생존본능인가?

 

"그렇다. 어린아이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서다.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주는 정보를 받아들일 지 말지 수시로 결정한다. 신뢰와 관련된 일종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거다. 내가 발견한 것은 4세 아이들도 이미 교사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친절한 교사보다 유능한 교사의 정보를 훨씬 정교하게 받아들인다. 어른의 능력을 평가하는 건 아이들의 생존 본능이다. 바꿔말해 아이들에게 선하지만 무능한 사람이라고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교사는 확실한 전문성을 드러내야 한다."

 

-잘 믿어주는 친구가 있다. 그는 대체로 믿을만한 사람들과 그룹을 이뤄 지금까지 큰 위험 없이 평화롭게 지낸다. 남을 잘 믿고 관대한 사람은 못 믿고 의심하는 사람보다 비교적 행복 지수가 더 높은가?

 

"일반적으로 그렇다. 남을 신뢰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덜 경험한다. 그들 또한 몇 번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믿을만한 상황을 선택하는 현명함을 배웠을 거다. 그와 별개로 당신이 무턱대고 남을 잘 믿는 사람이라면, 착취당할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성직자가 아니라면 조심하는 게 좋다. 그러나 신뢰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확실히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많아서 결과적으로 행복 지수는 높아진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잘 속는 사람은 왜 그런가?

 

"어떤 형태든 잘 속는다면 내면의 결핍으로 의존적인 성향이 있을 수 있다. 현실 감각이 부족해서 환상을 좇고 있지는 않나 점검해 보아야한다."

 

-믿음이 좋은 종교인들이 종종 성범죄에 연루되는 것은 왜 그런가? 그들이 의지력을 신과의 믿음에 다 소진하기 때문인가?

 

"안타깝지만 이 질문에는 좋은 대답을 할 수가 없다."

 

-결혼 생활에서 남자가 더 자주 신뢰를 배반하는 이유는 뭔가?

 

"단순하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남성은 임신이라는 외부적 표식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들은 외도해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덜미를 잡히지 않는 한 속이고 싶은 의지는 점점 커진다. 여성도 피임할 수 있지만 그건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최근 일이다."

 

어떻게 하면 신뢰와 배신의 지뢰밭을 성공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지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책 ‘신뢰의 법칙'.

-배우자의 능력과 생활 습관, 인성에 대한 신뢰가 결혼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감정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에 끌려 결혼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결혼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신뢰 전략이 있나?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면 자신이 착취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부부생활에서 신뢰란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맡는다는 걸 의미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할 일을 나누고 확인하는 거다. 설거지, 청소, 요리 등등 가정 내에서 역할을 정확히 열거하고 몇 개월간 지속해서 그걸 해낸다면, 서로가 상대의 필요를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다. 그 절차를 거치면 신뢰는 삶의 다른 모든 영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사기당하지 않기 위한 간단한 팁이 있다면 부탁한다.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욕심이 크면 사기당할 위험이 커진다. 당신을 속이고자 하는 사람은 당신의 결핍과 욕망을 이용한다. 당신의 뇌는 이미 알고 있다. 께름직하다는 직감이 든다면 당장 냉정한 친구를 불러 자문을 구해라."

 

-도덕성이나 성실성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도 의구심을 느낄 때가 많다. ‘내가 믿을만한 사람인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보면 확실히 비난받을 행동인데도 본인은 그걸 자각하고 인정하기가 힘들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스캔들이 터져도 자신이 마녀 사냥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내가 믿을만한 사람인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보는 거다."

 

 

손해를 감수하고도 신뢰를 선택하는 것이 최적화된 진화의 본능이라고 말하는 데이비드 데스테노 박사.

-나도 남도 사실은 믿을만하지 않고 ‘잠재적 배반자’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나?

 

"첫째, 우리가 좀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진실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너나 없이 신뢰할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그 사실을 모른다면, 나조차 다른 사람을 속이고 싶은 유혹에 처할 때 경계심이 흐려질 테니까. 내가 규칙을 위반하고 부도덕해질 때 그 충동을 인지하는 건 중요하다. 

 

두 번째, 자신을 포함해서 타인들도 정직하면서 동시에 부정직한 존재라는 사실이 주는 위로다. 이걸 알 때 비로소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 후회할 일을 했더라도, 노력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타인을 믿는 것이 믿지 않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은 정말 믿을만한가?

 

"그렇다. 나는 오랫동안 신뢰를 배반하는 사람과 신뢰를 유지하는 사람에 대한 행동 사례를 수집해서 시뮬레이션했다. 처음에 발견한 사실은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이 빠른 이득을 얻는다는 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를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하고 그의 입지와 자원은 점차 줄어든다. 우리가 분별력 있게 신뢰하는 법을 체득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직한 사람이 역동적인 신뢰 게임의 승자가 된다. 오랜 시간을 두고 보면 인맥과 기회를 통해 가장 많은 자원을 얻는 사람은 정직한 사람들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05/2019040502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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