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봉을 기어오르는 거대한 악어 한 마리
불곡산은 봉우리마다 올라갔다 떨어지는 코스가 깊고 가파르다.
암반 하나를 간신히 올랐다 싶으면 바로 다른 암반이 기다린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 산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골고루 느낄 수 있어 '종합선물세트' 같은 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근래에 암릉마다 쇠줄 등 안전시설을 잘 설치해 그나마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그렇더라도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미끄럼이 적은 등산화 등 장비를 잘 갖춰야 한다.
비탈진 암릉을 탈 때는 덥더라도 장갑을 착용하면 더 안전하다.
불곡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소위 '악어능선'의 명물바위 순례다.
임꺽정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는 이 능선에는
악어바위, 복주머니바위, 코끼리바위, 공깃돌바위 등 재미있게 생긴 바위가 많다.
그중에 악어바위가 가장 유명하다.
선명한 악어가죽 문양에다 생김새도 마치 기어오르는 악어처럼 바위에 붙어 있다.
길이도 10m는 족히 될 정도로 크다.
이 바위 때문에 지도에는 이름이 없는 이 능선을 등반객들은 악어능선이라고도 부른다.
코끼리바위는 커다란 코끼리의 머리와 코 모양이다.
공깃돌바위와 복주머니바위는 둥그런 모양의 큰 바윗돌이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악어능선은 이 같은 바위로 이어지고 있어 '위험 구간'으로 분류되기도 해 초심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리지 마니아들은 대교아파트에서 바로 악어능선을 타고 임꺽정봉에 오른다.
경기 양주시 유양동 불곡산의 임꺽정봉. 불곡산 자락에는 임꺽정의 생가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경기도 양주 불곡산(佛谷山·465m)을 찾았다.
암릉이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어 산의 높이와 규모에 비해 ‘만점짜리 스릴’을 느낄 수 있다.
불곡산의 들입목은
양주시청 뒤, 백화암 입구, 대교아파트 등 몇 군데가 있지만 여러 차례 가 보니 대교아파트 코스가 가장 좋은 듯하다.
여기를 기점으로 하면 불곡산의 제3봉인 임꺽정봉(420m)부터 제2봉인 상투봉(425m),
제1봉인 상봉까지 나란히 들른 뒤 백화암이나 시청 쪽을 날머리로 할 수 있다.
전철 1호선 양주역 내려 건너편에서 32번 버스를 타면
양주시청과 백화암 입구, 백석대교아파트를 차례로 지나간다.
대교아파트에서 하차하면 두 개의 코스를 만난다.
내리자마자 10m쯤 더 가면 등산 안내판이 나오는데
여기로 들어가면 지도상으로 임꺽정봉을 왼쪽부터 오르게 된다.
다른 코스는 정류장에서 100여m를 되돌아가
공장지대 뒤쪽으로 해서 악어능선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암릉 코스다.
임꺽정봉 직전에 불곡산에서 가장 길고 가파른 직벽형 슬래브(slab)를 만난다.
이전에 왔을 때는 40m 높이의 슬래브에 로프만 달랑 걸쳐 있었으나 이번에 가 보니 옆으로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이 슬래브는 그냥 리지로 오르기도 하는데 올라갈수록 경사가 가팔라 상단에서는 아찔함을 느낀다.
비가 왔을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임꺽정봉은 위압감을 줄 정도로 크지 않다.
불곡산에는 임꺽정이 어릴 적 뛰어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굴곡이 심하고 아기자기한 불곡산의 바위능선을 보면
그가 뛰놀며 무술을 닦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사실 수도권 산 중에는 파주 감악산을 비롯해
‘임꺽정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여럿 된다.
양주시는 이곳에 ‘임꺽정생가보존비’를 세워 놓았다.
임꺽정봉에서 상투봉과 상봉을 지나 오른쪽으로 백화암 코스를 내려오다 만날 수 있다.
백화암 코스는 다소 가파르다.
양주시청 쪽으로 하산하면 다소 지루하긴 하지만 걸어서 양주역까지 닿을 수 있다.
▲ 1코스(4시간):유양초등학교 앞 정류장-백화암 입구-백화암-십자고개-상봉-상투봉-임꺽정봉-계곡-부흥사
▲ 2코스(3시간):대교아파트-샘터-삼거리 안부-슬래브-임꺽정봉-상투봉-상봉-십자고개-백화암-백화암 입구
▲ 3코스(4시간):대교아파트-샘터-삼거리 안부-슬래브-임꺽정봉-상투봉-상봉-십자고개-송전탑-삼거리-양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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