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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과 상식

걷기여행-외씨버선길 1구간 청송읍에서 청송한지

외씨버선길 1구간-청송


청송은 경북 내륙 깊숙이 자리잡은 군이다. 

 
                                                         

 물길 산길로 이어진 숲길 걸으며 사과향기 실려오는 맑은 공기 쐬며 걷기에 좋다. 

외딴 곳 옛 도시에 남은 선인들 발자취 둘러보며 한나절 걸을 수 있는 마을길·숲길을 소개한다. 

외씨버선길(영월~봉화~영양~청송) 청송 1단계 구간이다.
 
청송읍에서 출발해 청송한지체험관까지 이어지는 13㎞ 코스. 


도심길과 마을길, 강변길과 산길이 두루 포함돼 있어, 

 길이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든든한 연결고리이자, 

옛 이야기들이 흐르는 따스하고 푸근한 고향의 품 같은 곳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또 다른 걷기 재미에 빠져들 수 있을 터이다. 


 공기 맑고 유서 깊은 고을을 산책해 보자.


출발점은 읍내 거리 한복판이다. 

청송도호부가 자리했던 고도의 흔적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 


운봉관과 찬경루를 만난다. 

운봉관은 옛 청송도호부의 객사 건물로 조선 세종 때 처음 지어진 것이다. 

가운데 정청과 좌·우 양 익사로 이뤄진 객사 건물은 우익사만 옛 모습이다. 

정청과 서익사는 일제 강점기에 헐렸던 것을 2008년 복원했다. 


객사 앞쪽엔 바윗자락에 지은 대형 누각 찬경루가 있다.

 바위의 경사면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앉힌 누각이 흥미롭다. 

누각에선 용전천 물길과 건너편의 바위절벽 현비암, 보광산 자락이 바라다보인다.


찬경루’란 이름은 ‘보광산의 소헌왕후 시조묘 쪽을 바라보니 

찬미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청송은 사과의 고장이기도 하고 청양고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청양고추의‘청양’은 대표적인 고추 산지 ‘청송’과 ‘영양’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라 한다. 


청송장(4, 9일장)은 진보장(3, 8일장)과 함께 청송의 대표적인 오일장이다. 

내외관이 깔끔하게 정리된 현대식 시장이지만, 장날이면 정겨운 장터가 된다.


현비암 바라보며 월막교 건너 용전천변으로 이어진 자전거길을 따라 걷는다. ‘

수달 생태공원’이라 이름 붙인 2.8㎞ 길이의 강변 산책로다. 

 

건물 외벽에 사과 그림 그려진 하수종말처리장 바라보며 숲길로 올라 농가 지나 잠시 걸으면, 

소나무 거목들이 짙은 솔바람을 내뿜는 벽절정에 이른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다가 순절한 벽절 심청 선생을 기려 세운 정자다. 

벽절정 뒤 별동산 너머에 송소 고택으로 잘 알려진 마을 덕천리가 있다. 


여기서 덕천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별동산으로 올라 주민들이 마련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거나, 

다시 돌아나가 914번 지방도 만나 찻길 옆으로 조성한 샛길 따라 가면 된다.


덕천리는 청송 심씨 집성촌으로, 

지난 6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전통마을이다. 

1880년 지었다는 아흔아홉칸의 한옥 송소 고택과, 

1933년 지은 찰방공 종택 등 아름다운 한옥들이 즐비하다. 




청송 가을 경치의 주인공은 사과밭이다. 

모든 길이 사과밭을 품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용전천 강변길을 걷는다. 

용전천은 늦여름이면 저녁마다 반딧불이들의 춤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물줄기를 길 왼쪽에 두고, 오른쪽으론 논과 밭이 이어진다. 


상주~영덕고속도로 다릿발 공사장을 지나면 강변길이 마무리되고, 

중평교 건너편 중평마을(중뜰) 들머리에 쉴 만한 소나무숲이 기다린다. 

200년 됐다는 중평솔밭 앞에 정자도 있고 화장실도 있다. 


중평마을에도 판사공파 종택, 서벽 고택, 사남 고택 등 고래등 같은 고택들이 기다린다. 

강변길 따라 걷다 물길로 내려서서 징검다리 건너면, 

파천면 소재지인 관리로 들어서게 된다. 


외씨버선길 안내 팻말은 다시 논길과 고추밭길이 이어지는 강변길로 안내한다. 


한티고개 숲길로 오른다. 

빨간 물봉선들이 반기는 산길은 넓고 완만한데, 어두울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고개 꼭대기엔 ‘소망의 돌탑’이란 팻말을 곁에 두고 돌무더기가 잔뜩 쌓여 있다. 


옛날 신기리·옹점리의 어린이들이 이 고개를 걸어 넘어 관리로 통학할 때, 오고 가며 

고개 위에 돌을 주워 쌓아놓으면, 고개 밑 밭에서 일하던 부모들이 찾아가 

쌓인 돌을 보고는 자녀의 통행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고개에서 좌우가 온통 사과밭인 산길을 걸어 내려간다. 

산자락에서 난데없는 라디오 소리가 나면, 거기가 사과밭이라고 알면 된다”고 했다. 

사과를 노리는 새들을 쫓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내려가면 들길은 신기1리로 이어진다. 

 400년 넘은 거대한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낡은 흙벽이 그대로인 방앗간과 옛 우물, 

정겨운 돌담 등이 곳곳에 남아 있고, 

17살에 시집와 병든 시아버지를 자신의 젖을 짜 먹이며 봉양했다는 며느리를 기린 효부각도 있다. 


신기리는 전통 한지 생산지이기도 했다.

 1920년대까지도 20여집에서 참닥나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외씨버선길 1단계 구간 종점이 청송한지 체험장이다. 

이자성 전통한지 장인(무형문화재 23호)이 7대째 한지를 만들고 있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 쪽으로 가다 

원주 만종분기점 중앙고속도로 타고 대구 방향으로 내려가다 

서안동 나들목에서 나간다. 


34번 국도 타고 안동시내 거쳐 임하호 지나 청송 진보면소재지 진안사거리에서

 31번 국도 만나 우회전해 청송읍으로 간다.

 

묵을 곳

송소고택(054-874-6556), 찰방공종택(054-873-6502) 등 파천면 덕천리 고택들에서 묵을 수 있다. 

1박 7만원 안팎. 청송읍 주변에 주왕산관광호텔과 여러 모텔들이 있다.

 

먹을 곳

청송읍 월막리 수궁식당(054-872-3010) 차돌박이청국장 9000원, 쌈밥 7000원 

/ 파천면 관1리 남해식당(054-872-3238) 메기매운탕 2만5000~3만5000원, 추어탕 6000원 

/ 진보면 소재지 명동식당(054-872-9797) 골부리국(고디탕·다슬기국) 5000원 

/ 청송읍 부곡리 달기약수탕 주변엔 약수를 이용해 토종닭백숙을 내는 집들이 있다.

 

여행문의

경북 북부연구원 외씨버선길 탐사팀 054-683-0031,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파천면 신기1리 청년회장 황현태 씨 010-2558-3763, 

청송한지체험장 054-872-2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