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군 북부의 일월산(1219m). 봉화군과의 경계지역에 솟았다.
경북 내륙지역 중에서 뜨는 해와 돋는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산이다.
이 산자락에 걸을 만한 숲길이 가로 뻗고 모로 뚫려 있다.
음기 세고 영험하다는 일월산 북동쪽 자락이다.
숲길을 새로 조성하지 않은, 옛길 그대로의 거친 길을 활용해 산책 코스를 만들었는데,
이 숲길의 시작점이자 중심점에 대티골이 자리잡고 있다.
일월면 용화2리, 영양과 봉화를 잇는 31번 국도변이다.
산자락으로 뻗은 포장되지 않은 옛 31번 국도가 이어지고 겹쳐지며 걷고 쉴 만한 숲길을 펼쳐 보인다.
2009년 생명의 숲이 주최한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길’ 부문에 입상하며, 진가를 인정받은 곳이다.
청송~영양~봉화~영월의 옛 산길과 마을길을 서로 이어 조성한 ‘외씨버선길’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숲길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변에 생각하며 둘러볼 만한 볼거리도 많다.
용화2리 대티(큰 고개)골은 아래대티와 윗대티로 나뉜다.
낙동강 지류의 하나인 반변천 최상류 지역이다.
대티는 옛날 영양에서 봉화 쪽으로 넘어가던 일월산 자락의‘큰 고개’를 뜻한다.
이 고개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길의 들머리가 윗대티골이다.
열두 집이 사는 윗대티 마을로 들어가면 마지막 집 위쪽으로 완만한 숲길이 굽이치기 시작한다.
마을 어귀에서 오른쪽으로 열린, 옛 31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도 숲길과 이어진다.
숲길은 마을길과 산판길, 옛 국도길 등 세 코스로 이뤄져 있지만,
서로 이어져 있어 다채로운 숲길 탐방이 가능하다
수달·삵·깽깽이풀·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종 동식물이 사는 일월산 자락의 숲길답게 훼손되지 않은 자연림을 자랑한다
물봉선·투구꽃· 물매화 감상하며 푹신한 흙길을 거닐어 오르다 보면
키다리 소나무숲도 만나고, 울창한 산벚나무·참나무숲도 만난다.
옛 마을길 끄트머리엔 낙동강 지류 반변천의 발원지인 뿌리샘이 있어 목을 축일 수 있다.
숲길은 널찍한데, 주민들이 옛 오솔길·산판길을 조심스레 손질해 넓혔다고 한다.
길은 칠밭목에서 산판길로 이용된 옛 31번 국도와 이어진다.
칠밭목은 한때 일고여덟 농가가 살던 산골마을. 지금은 고추 심고 도토리 주우며 사는 한 집만 남았다.
칠밭목은 옛날 주변 산자락이 온통 칡밭이었던 데서 나온 이름이다.
옛 국도길은 1991년 새 국도 터널이 뚫리기 전까지 차량이 드나들던 비포장 찻길이었다.
지금까지 방치돼 온 덕에 숲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들로 울창하게 우거졌고,
길바닥은 낙엽에 덮여 푹신해졌다. 길을 걷기 위해 전국 도시에서 찾아오는 멋진 산책로로 거듭났다.
이 길이 옛 국도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둘 남아 있다. ‘
영양 28㎞’라 쓰인, 한글과 영문이 병기된 녹슬고 빛바랜 표지판과,
영양군 일월면과 봉화군 소천면 경계임을 알리는 초록색 국도 표지판이다.
최근 주민들은 옛 국도를 포함해 새로 코스를 만든 ‘
외씨버선길’ 구간의 ‘진등’ 쉼터에 빨간색과 초록색의 우체통 2개를 세웠다.
탐방객들이 빨간 우체통에 갖춰놓은 엽서를 꺼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초록 우체통에 넣으면
주민들이 1년 뒤에 집으로 부쳐준다며 “주민들이 직접 낸 아이디어”라고
옛 국도 주변 숲은 울창한 소나무숲이다.
이 지역은 주민들이 애지중지하는 ‘송이 산’이기도 해서, 탐방로를 벗어나선 안된다.
가을이면 간혹 몰지각하고 욕심 많은 저질 인간들이 숨어들어와 송이를 채취해 가는 바람에,
길목마다 중무장한 주민들이 텐트 치고 상주하며 산을 지킨다.
아래대티 반변천 물길 주변으로 이어지는 외씨버선길 구간을 걸으며,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들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고 뜻깊은 일이다. ‘
외씨버선길’이라 적힌 나무 팻말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아래대티 들머리 31번 국도변에 일월자생화공원이 있다.
산 경사면에 들어선 석굴사원을 닮은 생뚱맞은 구조물이 눈길을 끈다.
녹물이 흘러내려 빛바랜,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1939년 일제가 일월산에서 채굴한 금·은·동·아연 등 광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용화광산 선광장’이다.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이 거대한 일제강점기 흉물을,
계단을 오르내리며 전후좌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유일하게 남은 일제강점기의 선광장 흔적이다. 2006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용화광산은 1976년 폐광됐으나,
수십년간 제련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 사용된 독성물질과 중금속 침출수로
선광장 주변은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불모의 땅이었다고 한다.
2001년, 오염된 토양을 밀봉·매립하고 일월산에서 자라는 꽃을 옮겨 심어 자생화공원을 조성했다.
자생화공원 옆 메밀밭엔 멋진 석탑이 하나 서있다.
용화리 삼층석탑이다. 통일신라시대 절 용화사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아래대티 물길 주변에선 산 밑으로 커다랗게 입을 벌린 폐광 입구 몇 곳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광산 흔적이다. ‘농산물 가공공장’옆의 폐광 입구는 주민들이 ‘본항’으로 부르는 중심 갱도 들머리다.
입구에 서면 차가운 바람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갱도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손대지 않는 게 좋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
5번 국도 따라 영주 거쳐 36번 국도 타고 직진,
춘양 들머리 지나 31번 국도 만나 우회전해 일월·영양 쪽으로 간다.
봉화터널·영양터널 지나 대티골 입구 거쳐 내려가면 용화2리 일월산자생화공원이 나온다.
남쪽에선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에서 나가 34번 국도 타고
안동시내~임하호 거쳐 청송군 진보에서 31번 국도 만나 직진, 영양읍과 일월면 거쳐 용화2리로 간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오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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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을 곳
대티골에 취사시설을 갖춘 독립형 숙소‘황토 구들방’이 9동 있다. 6인 기준 1박 10만원.
대티골 숙박 때 예약하면 마을 숲길에서 진행하는 명상 등 자연치유 프로그램 체험과 함께
외씨버선길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먹을 곳
대티골에서 주민이 내는 시골밥상(1만원), 토종닭(5만원) 등을 먹을 수 있다(예약 필수).
자연식 체험프로그램인 ‘풀누리소반’ 체험도 가능하다.
나물·꽃·열매 등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직접 자연식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1
인당 3만5000원(중학생 이하는 2만원).
대티골 주변에 식당은 없고 가게(영주민박수퍼) 한 곳이 있다.
영양읍까지는 차로 3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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