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녀오리리 생각했다가 출발시간을 놓쳐 떠나지 못했던 천지갑산
오늘은 꼭 가보리라 생각하고 출발을 서둘렀으나 또 늦어 11시3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먼저 다녀온분들의 글을 보건데 아무리 빨리가도 이곳 강동면에서 천지갑산이 있는 길안 송사리
까지는 1시간30분이 걸린다. 그동안 거의 꺼내지 않았던 숨겨논 비기 난폭운전의 실력을 발휘한다.
31번 2차선도로는 좋은 사람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달린다면 그야말로 이늦은가을을 만끽
하기엔 더없이 좋은 도로이다. 하지만 난 빨리가야한다, 너무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추월하고, 과속하고 앞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달리는 차에게는 사정없이 중얼거린다.
결국은 평균시간에서 15분을 단축했다. 위태로운 운전의 댓가다.
천지갑산의 표지판을보고 차를꺽어 들어가는 순간 강변을 향해 멋지게 늘어선 암벽이보인다.
역시 오기를 잘했어.....
산밑에 안내판이 디게 웃긴다.
빈대잡으려 초간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여기서 시작한것인가?
아님 이스님이 이속담를 증명하려 하신것일까?
들머리는 어지간한산에서 보기드물게 가파르다.
설치한 밧줄을 보는것 만으로도 엄청나게 가파르고 위험한 산길이 될듯한 예감이든다. 그러나
산길은 험하지 않다.
가파르기는 했지만 여늬산행에서 흔히 접할수있는 가파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관이 제번 화려하다
북쪽에 있다는 삼수갑산(산수는 잘못된표현이라한다)은 무지한 오지이고 험한산악이라 한다.
천지갑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밑으로 흐르는 길안천이 마치태극모양으로 흐르는 명당이란 생각
이든다.
암벽을 끼고 걷는 산길, 밑으로는 멋진 길안천의 모래사장이 펼쳐있다.
좌로는 모전석탑가는길 직진하면 정상으로 오르는길이다.
당연히 모전석탑길을 택한다.
왜냐하면 어쩌면 산행시간에 쫏겨 이곳을 드르지 못할수도있기때문이다.
신라시대의 탑이라고 막연히 추정한다고 하는 모전석탑은 흔히 화강암이나, 대리석을 깍아 세운
탑이 아니고 각진 석편들을 주어모아 쌓은 탑이다.
탑 상층부에 여기저기에 두텁고 짙게낀 이끼들이 오래된 연륜을 보여준다.
처음 산행에서는 어찌 이런 널른 공터가있을까 상상도 안가게 가파르지만 이 탑이세워진 이곳에
꽤나 너른공터가 존재한다.
절집이 한채하고도 남을만큼 너른터엔 탑에 대한 설명과 산행안내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서있다.
이곳에와서야 알았지만 이곳은 하산길목이였다.
이한장의 사진을 위해서 참 엄청난 노력을 투자했다.
찍어줄 사람을 구하지못하고 힘들것이란 지례짐작으로 카메라받침은 차에 놓고왔기때문이다.
그러나 다녀온 나의 생각으로는 처음 들머리에서 표시된 정상오르는길 보다는 이 하산길로 정상을
오르는것이 훨신 재미도 더하고 산행의맛도 즐겁다.
다만 너무 가파르기에 이런 코스를 즐기는산꾼에게만 권하는 생각이다.
산아래 펼쳐진 경치 우리나라지도와 흡사하다.
돌파리 실력으로 확인하건데 보이는 이 곳은 대단한 명당이다.
힘차고 늠름하게 흘러내린 용의 모습이 참으로 기세가 등등하다
그래서 산아래 옹기종기 몆채의 집은 이 산의 기를 받으려는 무당들의 집이 아닐까한다
그러나 아뿔싸 안동을 향하는 31번 도로가 이 용(풍수용어)의 목을 자르고 말았다.
이젠 양택이나,음택(풍수용어)으로 아무짝에 쓸수없는 버림의 땅이 되고말았다.
너무도 아깝다 쉽게 찾기어려운 천하의 명당이건만 .....
산을 오르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정상비
보통의 산들이 그산줄기에서 젤 높은 봉우리를 정상이라 표시한다.
아니 당연하다
그렇지 않은곳이 있던가?
그렇다 바로이곳 천지갑산이 그렇다.
웃기기도하고 잼있기도하다.
이산줄기를 오르다 젤 첨 만나는 봉우리( 보통의 산에서 전망대라 칭할만한) 산아래가 잘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 천지갑산의 정상이란 표지판이 세워있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지못하지만 아주 웃기는일이다.나는 오르면서 이을 보지 못했다
저 높은곳 저곳이 정상이라 생각했기때문이다.
천지갑산의 등산시간은 어데서나 2시간 내외로 소개되어있다.
그러나 이는 천지갑산의 정상비가 있는곳(?)까지의 산길을 말하는것이고 계속된 산길을 따라 이
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까지 걷는다면 안내에 표시된 시간에서 2시간은 족히 더해야 한다.
산을 즐기는 산꾼들에게도 충분한 산행시간을 가질수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가볍게 오르고자 한다면 이 정상비까지만 올라도 멋지고 우람한 암릉이며 산아래 길안천의
태극모양 경관등을 멋지게 감상할수있다.
내가 역으로 오른탓도 있지만 이곳을 조그만 봉우리로 생각한 나는 더높은 봉우리를 향했고 당연
히그곳에 천지갑산의 정상비가 있을것이란 기대로 이곳에서 무려 1시간 20여분을 더 걸어 이산줄
기에서 제일높은 봉우리를 밟았다.
봉우리맨위에 뾰족이 솟아난 바위 이바위끝을 정상의 높이로 해야하나...쩝
이젠 간간히 보이던 안내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내가걷는 이길은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하지만 정상을 향하는길이 아닐것이란 예감도 한다.
더이상 많은 사람들도 다니지 않은듯 산길은 낚엽에 덮힌지 오래 되었다.
낙엽으로 덮힌 산길은 그 흔적이 보이지만 낙엽속 밑으로 길의 깊이는 가늠하기 어렵다.
높은 봉우리를 넘고 또 더높은 봉우리를 향해 결국은 모든 봉우리가 발아래 보이는 산의 정상에 섯
으나 그러나 이 제일 높은 봉우리엔 아무것도 없다.
한동안 무리지어 보이던 시그널들도 어느덧 모두 끈기고 두개가 바람에 휘날리는 무명의 봉우리에
올랐다.
그리고도 길은 게속 이어진다 도데체 어데로 향하는길일까?
실망과 허탈 그리나 젤높은 봉우리를 올랐다는 자부심(?)을 뒤로한채 올라온길을 되집어 내려섯다.
그리고 50여분을 다시 되집어 내려서 천지갑산의 정상비를 본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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