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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등산

빗속의산행 왜? 산에가냐고 물으면...

어제는 쏟아지는 빗속에 산을 올랐다.

 비속에 산행은 참 오랬만에 해보는 행군이였다.

왜 산에 가냐구 물으면 산이 거기있어 간다고 했던

영원한 산쟁이

  말로리 말대로 왜 산에 가는지 누가 물으면

나역시 달리 대답을 찾을수가 없다.

 

어제 읽었던 신문에 소개된 산악인에 관한 책의 한귀절

알피니즘(alpinism)`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

 

책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산악인들에겐 끊임없이 어려움을 추구하는

알피니즘을 빼놓고는 등반을 생각할 수 없다.

 

 자신의 한계와 고독을 절감하고 남에게 보이거나

경쟁을 전제로 하지 않음으로써 또 다 른 가치를 창출한다.

 

알피니즘이란 강렬한 열정과 순수를 바탕으로 전인격적( 全入格的)으로

산에 도전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수행`이나 ` 창조`와 같은 무게를 지닌 단어다.

 

산에 왜 오르냐고 물으면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 오른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산악인들이다.

알피니즘은 산을 정복하거나 이기는 것 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든 말든 산은 늘 그 자리에서 위엄을 지키고 서 있을 뿐이다.

나를 정복하고 나를 이기는 것이 진정한 알피니즘의 목적이다.

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학교가 아닌 산에서 세상의 이치를 배운다......중략

 

비는 줄기차게 ?P아지고 건성으로 덮은 비옷은 몸의 체온만을 높일뿐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물이 연신 얼굴을 타고 흐른다.

 

가뿐숨속에 뜨거운 숨을 헉헉거리며 힘든 행군을 하면서

내내 이글귀가 머리속에 맴돌았다.

이 비속에 지금 난 무엇 때문에 산을 오르나?

왜? 이 산을 걷는가 ?

내 자신에게 스스로 묻고 또 묻는다.

 

그러나 나는 다른 대답을 찾을수 없었다.

앞서가는 동료들을

그리고 뒤에 오는 동료들을 보면서 저들은 왜 지금 이산을 걸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나도 산이 거기 있어서 산에 오는것일까?

나도 학교가 아닌 산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것인가?

나도 남에게 보이거나 경쟁을 전제로 하지 않음으로써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려 산에 오는가?

나를 정복하고 나를 이기기 위해서 가는것일까?

 

그러나 꼭 대답을 찿고싶지않다.

그리고 저들에게도 답을 묻고 싶지 않다.

언젠가 난 왜 산에 가는지 그 대답을 할수 있을까?

아니 ?O을수 없을것이다.

왜냐하면 너무도 많은 답이 줄줄이 나올것이고

그리고 그 답은 답이 아닐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답을 찾을수 없도라도 난 산에 갈것이다.

그리고 꼭 답이 필요하진 않을것이기 때문에 이 쏱아지는 비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전신이 다 젖어 끔찍한 칙칙함을 느끼지만

산을 걸을때 즐거웠던 이 순간이 난 행복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