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산은 이곳 지방에선 잘알려진 산이고
이야기도 많은산이기에 기대도 많았습니다.
산은 기대많큼 아주 훌륭한기세와 멋진 경관을 보여 주었습니다.
휘늘어진 능선들 어데를 보아도 짓푸른 녹색으로
우람한 산줄기들만 보이는 깊은 산세에
약간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백두대간 한줄기의 울창한수림이 장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울진지역 산의 특징이 산세에 비해 산길은 아주 섬세하리만치 부드럽다는거죠.
높은만큼 큰 오르막도 없고 험한 암릉길도 없는 잔잔하고 수수하단겁니다.
중간에 폭포같은 바위가 보였는데
물은 쫄쫄 흐르고 라면을 끊이기위한 물을 이곳에서 받았는데
한 20분은 걸린것 같습니다.
오늘까지 사흘째 연속 산행인지라 가끔 오르막에선 조금은 힘이 겹기도 했지만
정상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올랐습니다.
오르는길에 난생 처음으로 야생 싸리버섯도 보고 채취도 해봤습니다.
점심식사때 라면에 함께넣어 끊일려고 했더니
우려내지 않으면 독해서 안된다고 합니다
몰랐으면 냅다 집어넣고 끊였을텐데.....
정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계곡에서 잠심 휴식후
지금까지 오른 코스중 가장 가파른듯한 길을 오르니
숲에 휩싸여 폐쇄된듯한 헬기장이 나오고
평지와 같은 길을 20여분 걸었습니다.
마치 치악산의 곧은치골에서 향로봉을 오르는길과 너무도 흡사 했습니다.
정상은 헬기장입니다
오르면서 보았던 헬기장은 폐쇄된것이 틀림없습니다.
라면도 끊이고 정말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하기전 계곡을따라 하산하는 코스를 논하는듯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리더였던 푸른솔아 님이 하산길이 조금 헷갈리는듯 합니다.
푸른솔아님은 산길을 거의 날라가듯 무쟈게 잘오름니다.
백암산 정상비를 바라보고 뒤쪽 우측으론 백암폭포와 힌바위라 안내 표지가 있고
좌측으로는 아무런 안내가 없이 시그널만 몇개 달렸습니다.
확실치 않으면 아는길로간다.
산행의 상식입니다
모험심이 많은듯한 두분은
이 아무런 안내판이 없는 길을 하산길로 선택합니다.
정한길이 내심 그리 내키지가 않습니다.
하산을 시작 합니다
이상하리 많치 다리가 휘청거리고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점심에 한잔한 술기운도 있지만 많은산을
다녀본 경험에의한 산신령의 게시입니다.
무쟈게 힘들거라는...ㅎㅎ
한시간여를 내려와 대원(?)들의 신념이 깨지는듯합니다 .
의견이 분분해 집니다.
이럴땐 리더의 결정이 아주중요합니다.
대원들의 체력. 산세를 훝어본후
자신이 목표한 최악의 산행시간과 코스조건.
기타의견을 종합한후 빠른판단을 정해야 합니다.
물론 이론 입니다.
그런데 다시 되돌아갈까 전진할까
의견이 분분해 졌습니다.
리더님은 처음본 대원들도 있고 예의 때문이신듯 쉽게
밀어붙치는 결정을 하지 못하십니다.
함께한 회원한분이 어데론가 전화를 해보후
되돌아 가야할것 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되돌아가기는 하산한길이 너무 많이 내려온듯하고
이길을 계속하면 될것 같다는 느낌이 팍 옵니다.
그냥 전진하자고 고집을 피워봅니다.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정이 된고 나니 내가 내심 불안해 집니다.
최악의 경우 지금부터 5시간 이상 더 하산해야 할 것 같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입니다.
산세와 길의 유형 시그날들의 내용등을 종합해본 결과 입니다.
어차피 결정되었습니다.
이젠 걷는수 밖에 다른방도가 없습니다.
푸른솔아님은 마음이 급해진것 같습니다. 쏜살같이 앞장서서 사라집니다.
아마 자신이 체력으로 나머지 대원을위해 길을 미리 정찰해 보려는 깊은뜻일 겁니다.
40여분을 더 걸었을까 임도가 나왔습니다
무쟈게 반갑습니다
커피를 끊여 마시고 가자합니다.
우리가 나온숲길 임도를건너 앞쪽으로 시그널들이 달렸습니다.
커피를 끊이는중에 그 앞길을 올라 봅니다. 길이 잘 나있습니다
임도 때문에 끊긴길이 연결된것 입니다.
우리는 임도를 따라 걷기로 합니다 영양 방향입니다.
이길을 걸어야만 하는것이 팔자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날 형남기맥을 다시 걸어보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안간다고 했습니다
다시는 걷기 싫은 임도 17Km 길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와 거의 흡사한 임도를 걷습니다.
해만 나왔다면 그날과 아무것도 다를바 없는 임도 입니다.
해가 없는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두어시간을 걷습니다 엄청 힘듭니다.
한두방울씩 떨어진던 빗방울이 이젠 제법 세차게 내림니다.
위에는O/T를 입었지만 바지는 그냥 막 젓어갑니다.
걷는길옆에 일정한 간격으로 빨간 말뚝으로 숫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두어시간 걸어온곳에서 본숫자가 285입니다.
1Km에 한개인가?
그럼 0이 될때까지 13.5키로가 남은겁니다
큰일났습니다.
걸음으로 계측해본결과 약 100m에 한개씩인거 같습니다.
힘든 걸음을 걷다보니 100 미터가 1키로인듯 생각이 들다니 이런....
그렇다면 앞으로2.8키로만 걸을면 됩니다.
다행입니다.
좌우로 펼쳐지는 산세는 너무 아름 답습니다.
모두 올라보고 싶으리만치 짓은 녹색에 금강소나무가
(나중에 안내판에서 알았습니다 이곳이 금강소나무 산지랍니다 아주 귀한 소나무랍니다)
우뚝우뚝 솟은것이 멀리서도 보입니다.
잔뜩 흐렸는데도 조망은 그런데로 잘 확보됩니다.
경관이 너무 훌륭합니다.
때문에 임도를 걸어도 약간은 위안이 됩니다.
드디어 빨간말뚝이 5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런데도 임도는 끝이 안보입니다.
저기 차가 산을 오르지 못하도록 바리케이트가 보일뿐입니다.
말뚝의 표지는 이 바리케이트를 기준한것 같습니다.
또 불안해 집니다.
앞은 온통 산입니다.
길은 끝이 안보입니다
실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죽을것 같습니다.
바리케이트를 지났습니다.
그런데 저 밑에 휴대폰 안테나인듯한 전신주가 보입니다.
그리고 확실친 않지만 차길인듯 합니다.
괜한 겁을 먹었습니다.
비는오고 배는 고프고 하산한곳의 쉼터정자에서 라면을 끊였습니다.
다 내려오니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까 첨 만나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어도 이길로 나왔을것 같고
어쩌면 이 임도 만큼은 돌지 않고 바로 질러 내려오지 않았을까?
다 내려오니 이딴 생각을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야비합니다
200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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