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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등산

소설 무녀도의배경지 삼태봉산행기

 

지난 3월 6일토요일은 회사 근무가 잡혀있었다

 

그러나 출근을 하니 일요일 근무자가 없다는 이유로 일요일 근무를 부탁한단다.

그렇다면 일요일 근무를 위해서 토요일 오후는 잘(?) 쉬어야 할것이다.

 

오후엔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문득 경주산악회 번개산행 게시글이 생각났다.

급히 게시판을 열고 번개참석 꼬리글을 달았다.

혹시라도 낑겨갈 좌석이 남아있지 않다면 이 또한 낭패 아닌가?

 

삼태봉?

들어보지못한 산이름이였다.

 

울산을 오가다 모화라는 지역을 지나며 항상 좌측으로 보이는 산에 관심이 있었다.

더구나 모화 이곳은

소설가 김 동리씨가 1913년 경주에서 태어나 소설 무녀도의 배경으로한 지역이기도하다.

 

그리 높다 할 수는 없는 이름모를 산이였지만 산세만은 꽤나 장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산이다.

한번쯤 올라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산이였지만 나만의 짐작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을것

같지 않아 그냥 오가며 눈요기로 만족하곤 했다.

 

그런데 번개산행의 산행지가 바로 이산이였다.

자주 산을 오르내린 덕분에 이산 맘속으로만 오르던 삼태봉 산신령의 초대를 받았나보다.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가?

 

오늘이 아니면 어쩌면 언제까지 그저 마음속으로만 그리움(?)을 간직한체 올려다보며 오갔을 산

인데..... 12시40분경 서천둔치엔 벌써 두서너분이 나와 계셨다.

 

간단히 수인사를 나누고 오늘 산행안내를 맏은 문학님의 차에 탑승을 하게 되었다.

 

산행들머리로 잡은곳엔 찜질방이 있었다. 이곳 지역엔 찜질방이 참많기도하다.

 

어느구석을 가던 한두곳의 찜질방이 눈에 띠지만 이런 구석까지 찜질방이 있을줄이야

장사란 참 묘한 사업인것 같다.

 

 

 

얼렁뚱당 차를 세운다.약간 신경이쓰인다 .주인이 튀어나와 뭐라고 할것 같다 .

차를 세운 이유를 대답해야한다.

 

다행이도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시골인심이라고 생각하고싶다 .

의외로 산길은 잘 나있었다.길은 흡사 오솔길같다.

 가파르지도 험하지도 않은산길 좋은사람과 함께걸으면 정말좋을 산책길 같다.

 

그런데 오늘 산행을 주최하신 문학님이 한 말씀하신다.

조금 더가면 상당히 가파름니다.

경상도말로 뭐라하더라..... 그래 빡시다.

 

 

또 긴장반 설래임반이다 얼마나 힘들꼬? 얼마나 어려운코스일까?

두발로 기어올라야 하는정도일까?

일어서면 뒤로 나 자빠질정도일까?

 

그런데 그런길은 없으린란걸 난안다.

오랜 경험에서 느껴지는 동물적 감각이라고 할까?

산세에서 풍기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래도 빡세다고 했으니 조금은 어려우리라 마음속으론 각오를 해본다.

 

 

역시나 내 감각이 맞았다.

조금길다고 느껴지긴했으나 산꾼들의 지혜란 무모하지 않다

 먼저 이산을 개척했던 선배들의 발자취.....

가파른 능선을 곳바로 쳐 올리지 않고 지그재그로 걸은 그 지혜여........

 

멀리서 보이는 산세처럼 암릉이나 릿지가 잘 발달된 산길은 없는 흙길이지만

지루하거나 괴롭지 않고 변화도 있고 정겨움도 있다.

 

오늘에 인기를 독차지한 잡토는 힘이들어 현기증이난단고 엄살을 떤다.

산길에서 현기증은 조금은 위험하다.내심 걱정이된다.

 

잡토란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토인이란다.

그 긴 말을 단 두글로 줄인 기발한 젋음이여.......

친구들은 왜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토인이라 했을까?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역쉬 그들은 현명했다.

아마 어렸을땐 까무잡잡하고 눈만 똥그라니

아마도 어린 그들이 생각하기엔 토인을 닯았다고 생각했을것 같다.

 

그래도 정상은 들러봐야한다.

우측으로 꺽어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향하는길은 아직 잔설이라고 할수없을만큼 흰눈이 수북히 쌓였다.

 

단체사진도 촬영하고 저마다 기념사진도 촬영한다.

나도 까만안경까지 준비하여 멋진포즈를 취하고 도마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잠시 정상을 즐기고 되돌아 다시길을 잡았다.  

 

 

 

산세로 보아 산봉우리로 길이있어야 좋을듯한데 능선을 옆으로 돌아 진행된다.

 

풀도 잘 자라지 않은 이길은 머지않아 장마때면 아마 유실되어 없어질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제법 가파른 길목을 만났다.

눈이 아직 녹지않아 일행중 두서너명은 미끄러지기도 했단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쬐는 어느 아늑한 묘소옆에 점심을 차렸다.

점심을 먹고 출발한 산행인지라

난 물과 초콜렛서 너개만 준비했을뿐 달리 뭘 준비하지 않았는데 배가 많이 고프다.

 

언제나 나는 이모양이다.

항상 배가 고프다는걸 알면서 공식대로 행동하는 이 무지함이여

 

다행스럽게도(?)다른 회원님들이 많은 준비를 해오셨다.

앙마님이 준비해오신 머리고기는 꿀맛 그대로였다.

 정신없이 집어먹고 정신을 차렸을땐 정신없이 집어먹은 내행동이 조금 민망했다.

남들이 측은히 생각하지 않았을까?

  

산을깍아 골프를 치겠다고 극성을 떤 사업가가 만들어 놓은 도로를 지날땐 알수없는 짜증도 났지

만 이내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매우 가파르고 잔설이 아직 수북히 쌓인길을 만났다.

조심스레 하산을 하는 일행중에서 상당히 큰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순간적으로 누가 넘어졌구나 하는생각과 함께 별일없기를 하는 생각이 함께 스친다.

항상 단체산행중엔 이런 일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뒤를 돌아본 순간 난 무지하게 놀랬다

왠 곰이 한마리가 나무를 다리 사이에 넣고 걸려있는것 아닌가?

 

그 모습이 공포를 유발한다 .

전세계적으로 남자만이 유일하게 가지고있는 중요한 다리가 부러진것 아니까하는.....

 

계속 이어지는 산길은 부드러운 육산을 이루고 이제 가끔은 암릉과 기암도 보인다. 

 

 

 

저멀리 경주울산간을 달리는 차량들의 행열도 보이고 그넘어 치술령도 보인다.

 

맑고 깨긋한 계곡의 물을 건너니 어느덧 오늘의 산행의끝을 알리는 저밑에 처음 시작한

찜질방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