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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등산

생애 처음본 풍경 가야산의 빙화(氷花)들

칠불봉0.5km 표지판을 보는순간 마음이 또 허전해졌다. 항상 그렇지만 더이상 오를곳이 없다는 허탈감이 실

망을 불러오곤한다. 흐르는땀과 턱까지 차오르는숨을 고르며 고생스럽게 오르는 산길 오르다보면 어느덧 정상이 눈앞에있는 오늘같은 산행은 더욱그렇다.

 

이렇게 너무나 아름다운 주변의 경관 그리고 어름꽃에 취해 높이를 느끼지도, 준비하지도 못한사이에 정상에

서버린 오늘같은날.....

 

가야산은 거의 일년여 만에 다시 찾는다.

 

2004년 5월에 당시 성주를 조금 지나자 저멀리 웅장하게 솟아오른 가야산의 산세에 연신 감탄하며 마음 설레던 기억도 생생하고

 

처음 가야산을 오를때 후배로부터 백운동 매표소를 지나지 않고 국민관광호텔이였던가?  호텔앞 넓은길로 조

금 걷다 오른쪽으로 아는산꾼들이 즐겨 찾는다는 숨겨진 샛길로 접어오르자 수많은 암릉숲이 나타나 환호를 올리며 저건 무슨모습 저건 또 어떤모습 이름을 지으며 오르던 기억도 생생하고

 

멀리 보이던 칠불봉 길목의 너덜지대를  양때를 기르는 푸르른 녹지대 처럼 착각하여 저곳까지만 가면 푸르른

풀밭을 걷게 되겠지..... 정상에 풀밭이라니 하던 착각의 기억도 새롭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그때 산행이 예고편이였음을 알게해준 또 너무 다른맛... 거의 환상의시간 이였다.

 

이번 가야산산행은 북쪽의 산에 길들어진 나를 또 거론나지 않을수 없다.

태백의 고상대를 보고 환호를 올렸고, 설악의 눈풍경에 감탄을 자아냈지만 이들산에 미안 하게도 가야산의 모

든 나무 가지가지마다 오색영롱함으로 빛나던 빙화(氷花)는 꿈속이나 환상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데서도 보

지못한 아름다움이였다.

 

나는 말과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수가 없다.

인간이 아무리 정교한들 어찌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연출할수 있을까?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위해 가야산은 수많은 계단을 눈으로 내리 덮어 오르는 우리를 편게 해주었고 짧은 구간

이지만 정상부근의 너덜지대는 여기까지 오르느라 힘든 산꾼들에게 정상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마지막 시

험무대였는데 이곳 마저 눈으로 덮어주어 이곳이 너덜지대인지도 알지 못하도록 해주지 않았던가.

 

솔찍히 나는 대간, 산맥,지맥, 하는것에는 관심이 없다.

산꾼으로서 상식이나 지식으로 아는것이 어쩌면 당연할것 같다는생각도 들지만  나는 지리를 공부하기

위해 산에가지 않는다.  산맥을 탐구하러 가는것도 아니다.

 

그저 산이 너무 좋아 산을 오르는 대자연에 비해 보잘것 없는 한 인간일뿐이다.

이렇게 멋진 경관이 있으리란 생각을 가지지도 못한체 그저 산을 올랐다가 자연의 위대한 연출에 기절할 지경으로 기뻐 감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하산할뿐이다 

 

2005년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