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팔공산은 너무 먼곳에 있었다. 그래도 꼭 가보아야할곳 이란건 그 유명한 갓바위부처 때문이였다. 처음 찾은 팔공산은 그렇게 갓바위부처를 참배하는것으로 끝을 맺었다.
어떻게 지내세요? 내가 대구의 지인에게 안부 전화를 한건 다른 야심(?)이 있어서였다.
저쪽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는 남산으로의 나의 생각을 팔공산으로 돌려놓았다.
팔공산은 처음 갓바위부처를 참배키위해 오르던 느낌이 전부였기에 전국의 관리공원 분위기가 다 그러하듯 관광지의 느낌뿐 더 다른 분위기는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대구시내에서 팔골산을 향해 달리는 버스에서의 느낌은 도심을 점차 뒤로하고 한적함속으로 접어드는 그래서 함께 달리는 차속에 간간이 앉자있는 등산복차림의 승객들과 함께... 산에 가는구나 하는 한가로움이였다.
굉음의 제트기 소리가 요란한게 들렸다. 문득 둘러 보았을땐 대구공항이 눈에 보였다. 문득 공항에 근무하는 김형 생각이났다.
문자를 눌렀다."잘지내십니까? 나는 팔공산에 갑니다."라는 나의 문자에 벌써공항은 지나쳤건만 커피 한잔하고 가지요? 전화속 김형의 정겨운 목소리를 뒤로하고 차는 팔공산 자락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입구의 산자락을 오르는길은 싱그로웠다. 마사토의 산길은 밟는 기분이 늘 좋다. 팔공산의 산길도 이 마사토로 시작했다.
산의 입구 계단을 오를때만 해도 사는 이야기,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내일 있을 금산 산행이야기로 산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처음 암능이 나타났을때 어! 문득 이 팔공산에 대한 느낌을 찾으려 정신이 모아졌다.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곳 스카이라운지라고 했던가? 이곳까지의 길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암능길이였다. 끝없이 늘어선 바위들... 타고 오르는 즐거움...저기가 우리가 오를곳 동봉입니다. 가르키는 곳은 운무에 흐릿이 보였지만 우람한 암릉의 산등성이는 나를 너무나 설레게 했다. 그 웅장함 때문에 ...
잠시 휴식을 취한후 출발한 산길은 내리고, 오르는 길목에 오직 저곳 동봉만의 생각으로 비오듯 쏘다지는 땀방울이 온몸을 다 적셨지만 마음은 그저 설레임과 기대뿐이였다.
동봉이여 내가간다. 너를 만나러..... 우거진 암릉을 헤치고 그리고 오솔길을 만났다. 정상 부근의 시원스레 쏘다지는 물줄기도 만났다. 이 높은 산길에 이렇게 시원한 물줄기라니 이렇게 오븟한 오솔길이라니 두번째의 팔공산은 나를 완전한 환희속으로 몰아 넣었다
바위 계곡을 지나 나무계단이 나타났다. 정상이 가까웠음을 알았어야 했는데 이 계단을 우회하는 즐거움에 흠벅 빠졌 있을때 문득 나타난 정상 동봉....아 허무함 오르는 재미에 흠벅 빠져 느끼지 못하는 사이 정상임이 가까웠음을 느끼지도 못하고 맞이하는 정상 불쑥 나타난 동봉은 나를 너무 허무하게 했다.
동봉을 뒤로하고 공산폭포와 진불암을 향하는 다음 코스 설명에 팔공산을 잘알지 못하는 나로서 그저 그래 넘 좋다 어데로 간들 어쩌랴 이렇게 좋은산인데 였다.공산폭포를 향해 내려서는 길목은 동봉을 향해 오르던 길과는 너무 대조적인 한적하고 서정적인 오솔길의 연속이였다.
"그래서 동봉의 길은 남성의길 이길은 여성의 길이라고 한답니다" 라는 설명과 산길의 느낌이 어쩌면 그렇게 딱들어맞는 분위기인지...
멀리 계곡을 지나는 물소리가 시원스레 들리기 시작한다.보이지는 않았어도 계곡을 가로지르는 저 시원스런 물소리가 우리가 걷는 산길을 더운 즐겁게 해준다.피로를 확 풀어주듯이...
공산폭포로의 산길을 거의다 내려 섰을때 난산쟁이의 예민한 촉각이 비로서 지인의 마음을 읽을수 있었다. 이좋은 팔공산을 하루에 다 보여줄 수는 없기에 최대한 많은곳을 보여주기 위해 걷고 있다는 그 고마운 마음을
동화사에서 -스카이라인-동봉 한코스 ,동봉에서-공산폭포 그리고 물맛이 너무 좋은곳이라는 진불암까지 다시 팔공폭포의 그 웅장함이 날너무 감격하게 했던 그곳에서 신령재로 오른다는것이 길을 잘못 들어 서봉을 향하는 길목에 비구니 스님들이 안거하는 이름없는 토굴까지 한코스, 그리고 다시 공산폭포 입구로 하산, 이곳에서 죽을것 같이 힘들었던 신령재, 그리고 동화사로의 하산 이렇게 팔공산 산행은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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