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을 지나자 하늘이 흐려졌다.
강능에 도착하자 비는 폭우로 변해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쏱아 붙는다.
라디오에서는 강원지방에 뉴스마다 호우주의보를 발표한다.
지난 9월5일에도 설악 밑에까지 가서 기다리다가 태풍 매미 때문에 눈물을 먹금고 뒤돌아섯던
악몽같은 기억이 또 되살아 났다.
밤새 가슴을 조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는데 새벽,
그리고 이른 아침까지 줄기차게 쏟아붙는다.
아침 9쯤이 되자 쏟아지던 폭우가 .가늘어지더니 드디어 멈췄다.
설악의 자태가 흐릿 하게나마 보이기 시작 한다.
비선대(산장)으로 향하는 소공원의 신흥교를 지난다.
나무로 되어있어 운치가 있었는데 지난 2000년인가
소공원에 부처의 대작 불사를 하면서 돌로 새로 만들었다.
비선산장에 도착했다.
지난2003년에 공룡을 밟기위해 전진기지(?)로 하루밤을 지냈던 산장이다..
계곡 건너편의 미륵봉(장군봉)과 적벽이
오늘도 비선대를 찾은 많은 사람들을내려다보고있는듯하다.
아침까지 쏟아진 비로 인하여 시간이 지체되어 처음 계획했던
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 코스를 할수 없게되었다.
뭐 설악을 뜀박질하려 온건 아니다.
비경을 즐기러온터에 시간에 쫒기면서 산행을 하긴 싫었다.
그래도 오늘은 기념사진만 촬영하고 천불동을 향한다.
비선산장에서 50m 위의 이 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천불동가는길 우측 샛길로 마등령을 향하는 갈라지는 산길이 나온다.
오늘 나는 천불동을 향해 가야한다.
천불동으로 향하는길 단풍이 너무도 곱게 들었다.
천불동 계곡의 너무 맑은물에 손도담구고 땀을 식힐겸 잠시 휴식을 취하고 돌아 나왔다.
계곡의 맑은물과 어울어진 단풍은 한폭의 수채화같다.
철계단을 몇몆개 더 지나고 높은 철다리가 나온다.
오련폭포 옆으로 천불동을 오르는 철계단이다.
이 계단에서 내려다 보이는 폭포는 정말 아름다웠다.
다시 계곡을 오른다.
철사다리들을 지나고 두어번 작은 언덕을 지나면 양폭 산장에 도착하게 된다.
너무도 긴 철계단 천불동의 본류인 양폭으로 들어가기위한 관문이다.
좌우로 펼처지는 기묘한 암봉들과 바위벽들을 둘러 보느라 힘든줄은 모른다.
이 코스는 천개의 불상이 늘어서 있다하여 붙혀진 이름이다.
설악의 모든 산길이 다 좋지만
이길이 좋은건 가까이서 거대한, 아름다운 암봉들과 끝이없이 둘러처진 바위벽을 바라보고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본격적으로 개이기 시작한다.
마음도 설레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무너미고개에서 봉정암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봉우리 망경대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폭산장이 가까와 지면서 주변의 경관은 더욱 화려해 진다.
수많은 암봉들 때문에 아직 이름을 갖지못한 바위 봉우리들이 저마다 내가 최고란듯 버티고 서있다.
수많은 기기묘묘한 봉우리중 유일하게 안내 현판을 보유한(?)귀면암을 지나 드디어 천개의 불상들이 늘어섯다는
천불동 양폭산장에 들어선다.
비선대산장과 희운각대피소 중간에 있는 천불동계곡의 이양폭산장은 천불동계곡의 초입인 비선대에 서 약 1시간 조금 더 올라 도착했다.
이곳은 폭포가 많아서
특히 겨울철 빙벽훈련을 하는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곳 이기도 하다.
산장에은 많은 사람들이 쉬기도하고 식사준비도 하는등 분주하다.
나는 커피 한잔을 사들고 바쁜 걸음을 걷는다.
희운각은 선착순입실이다.
때가 단풍시즌인지라 일찍 들어가지 않으면
어쩌면 다시 이곳 양폭산장으로내려와야한다.
왕복 2시간30분을 소비해야하는 절명(?)의 시간이다.
그러나 주변 경관을 보지않고 갈 수는 없다.
이곳에서 망경대(봉정암 만경대가 아니다)라는 봉우리가 있다고 하는데 너무 뛰어나게 멋진 봉우리가 늘어서 있어
어느것이 만경대인지 꼭 찾고 싶지 않았다.
이곳까지 오면서 간식을 자주 먹었지만 아침을 일찍 먹은 관계로 또 배가 고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지 않았던가 ?
희운각을 향하는 무너미고개 까지는 꽤나 가파르다.
여기 무너미고개 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희운각에 입실하게 될것인지 마음은 급하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한다.
식사를 끝내고 30여분 더올라 드디어 무너미 고개에 올랐다.
가야동계곡과 공룡릉, 천불동계곡이 갈라지는 이 무너미 고개에서
좌측으로 2분정도 오르면 희운각에 들어선다.
희운각은 천불동계곡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대청봉에 가기위해 거쳐가는 곳이고,
마등령에서 시작된 공룡릉 종주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마등령에서 희운각까지 걸은 다음 이곳에서 하루밤을 자고
대청봉을 올란 다시 이곳을 거처 천불동으로 하산의 계획을 세웠으나
비때문에 불가피하게 계획 바꿔 지금 거꾸로 오르고 있다.
희운각대피소는 1969년 2월 천불동계곡의 죽음의 계곡에서 해외원정등반을 위해 훈련중이던 젊은 산악인
10명이 눈사태로 매몰되어 사망한 사건(당시 신문에 커다랗게 보도된바 있다.)을 계기로 최태묵이란분이
사재 100여만원을 들여 짓었고 자신의 호 희운(喜雲)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장사가 너무 잘되 난 부럽기만 했다.
하긴 800Kg을 헬기로 이곳까지 올려오는데 100만원이 든다고 한다,
밖은 제법 추웠다.
도착한데로 들어가게 해주면 좋으련만 입실 시간이 되지 않았다고 밖에서 기디리게 한다.
들어가게해 달라고 항의(?)를 하고 싶었으나 싫으면 가라고 할까봐 참았다.
가라고 하면 이 늦은 시간에 1050m 산위에서 어데로 갈것인가?
첨언: 이 개같은 "다음"이 블러그를 티스토리로 개편하면서 그동안 쌓아논 많은 글들과 사진들이 손실 되었다.
이 설악산 산행기 사진도 다 날라가고 항의를 해봤자 지들 빠져 나가려고 개같은 소리나 할것이 뻔해 PC에 보관해 놨던 인물사진중에서 산행진행 방향에 따라 새로 게시하였다....
혹자는 뭐 지사진을 장면마다 올려놨냐하고 핀잔도 하실 수 있으나 사연이 이리된것임을 이해애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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