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청도행 버스에 올라 1시간여를 달리니 운문사입구 에 내려준다
소나무 송림을 따라 2키로를 걷는 중간엔 계곡을 타고 내린 맑은물이흐르고
어깨에 맨 배낭 무게에 따라 내 얼굴에도 땀이 흠벅 흐른다.
비구니 승려 대학인 운문사 경내엔 신라고적이 군데 군데 널렸고
절을 증.개축하는 기계톱 소리가 요란했다.
얼핏 들여다본 비구니 숙사인듯한 곳의 부억에 걸린 무쇠솥 단지가 하도커
입이 다물어 지지 안으며 마시고 깨닳음을 얻으라는 글귀가 적힌 약수도 한모금 마셨다.
경내를 빠져나와 산을오르기 위해 입구에 다다르니 아불싸! 자연 휴식제 !
등산로 폐쇄란 경고 글과함께 촌노의 제지로 우리는 10여키로를 돌아가지 않을수 없었는데
이때부터 고생은 시작 되었다
이따금 겨우 한대식 지나치던 차들도 울퉁불퉁 산길을 접어듬에 따라 이도 끊기고
가도가도 끝이없을듯 이어진 운문령 까지의길은
외로움과 함께 어깨를 누루는 배낭의 무게와 비례해 쏫아지는
땀방울.........
청도에서 언양을 잇는길 운문령 정상엔 나그네를 위한 노점이하나 있었다
한낮에 시작한 걸음이 어둑해져 이곳에 도착했고 몸과 다리는 물먹은 솜방망이라 표현하던가?
주섬주섬 짐을꾸리는 주인과 몆마디 나누니 이내 우리는 친해지고
맘좋은 주인은 내일까지 그곳에서 하루밤을 묵을것을 권하고
철수한 가게터에 우리는 짐을 풀어 텐트를 쳤다.
산정상이라 해도 일찍떠 7시에 아침을 끝내고 산오를 준비를 마치니
마침 일요일인지라 울산의산악회 몆명과 함께 산에 오른다
꾸불꾸불 산길을 오르고 오르니 첫 탄성을 자아낼 장관 이름하여 쌀바위
마치 도봉산의 인수봉과 비슷한 봉우리에 남,여혼성 크라이머가 바위를 타고있었다.
잠시 앉자 이들의 모습을 구경하는라 땀도 식었으니
앞으로 남은 30여분 정상을 향하여 마지막 산허리를 돌아 오르니
저아래 가물가물 신라고찰 석남사가 보이고
옆으로 운문산이 보이니 가지산 정상 1240미터.......
석남사로 향하는 가파른 하산길
낙엽쌓여 미끄러운길 엉덩방아도 찌으며 뛰다가 미끄러지다가 두어시간여......
만든듯한 너른바닥 바위위로
가지산 정상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섬섬옥수 흐르고
시간은 오후4시.....
늦은 점심을 차리고 석남사 경내를 드르니 고색 창연한 대웅전 이며
수백년을 지키고 한자리에 서있는 석탑등이 아람들이 송림에 어울어져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우리의 발길을 잠시 잡는다.
차에올랐다.
높은 산봉우리에 가리어 해는 일찍 귀가하고 나는 산계곡 어둠속에서 된장찌계를 끓인다.
어름골 !
천황산을 오르는 코스중의 하나 4월부터 8월사이 계곡에 어름이 어는곳 !
자연의 신비의 하나이다.
과연 어름골 ! 계곡에 흐르는 물은 손이 시려워 담그지 못할지경
계곡을 타고 부는 바람은 시원함을 지나 추위를 느낀다.
발 잘못디디면 뼈가지도 못 추림니더 !
강한 억양의 사투리로 힘주어 말하는 촌노의 말이 계속 귀전을 맴돌아
야간산행의 결의가 흔들리기 시작 둘은 야간산행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된장국이 다 끓을 무렵 한분 스님이 올라와 내려가기를 권하나
우리는 여기서 아침을 맞을 작정을 했다.
아침과 함께 열린 대자연의 막은 실로 대단하였다.
가마불계곡... 열린 계곡 양편에 한쪽의 웅장하고 늠름하게 직선으로 쏟는 물줄기에 비하여
한쪽의 마냥 애교스럽게 좁은 계곡을 꼬불꼬불 가르는 물줄기가 마치 남,여한쌍 을 연상케한다.
삐쭉삐쭉 쏟아져내린 바위덩어리를 헤치고 오르는 천황산의 등산로는
한시간 공격 십분 휴식 이라던 우리의 다짐을 비웃듯 너무도 가파르고
이윽고 십분 (약700보)걷고 삼십분 쉬어야만 하는 비굴함을 산에게 보여야 했다
산은 위대했다 적어도 우리 앞에선........
침구와 식생활 버릴 수 없는 등의 배낭이 왜 원수같이 생각 되어져야만 하나
고뇌와 번뇌가 수없이 교차하는 세시간 삼십여분 드디어 정상이 저만치 보이고
수없는 산마루가 발밑에 보이는 이 포만감! 정복자의 꽤감 !흡족함!..
.뭐라 표현키 어려운 올라온자만이 느끼는 기분...
멀리 산허리를 따라 개미같이 움직이는 자동차들의 흐름.
정상에 펼쳐진 대평원 한국의 알프스라 한다
과연 알프스다.
알프스통나무집 달력속 그림이 여기 실제로 펼쳐 있으니........
등산객을 위한 조그만 주막의 토속주 한잔은 그야말로 꿀맛이고
여기에 옛날 우리시골 인심마져 함께한다면 하는 아쉬움은
삶이 참으로 각박해 졌음을 느낀다.
정상이 점점 멀어짐에 따라 평원은 끝나고 다시 심산유곡 기암절벽 맑은물
보일듯 말듯 숨어있는 폭포들을 뒤로 하고 끝없는듯 이어지던 하산의길이
어느덧 속세와 가까와지니 저멀리 표충사가 보인다
95년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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