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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등산

지리산 -백두대간의 시작과 끝

지리산!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산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백두대간의 시작이요 끝인산,

 

남북을 통털어 3번째로 높은산이다.

남쪽의 내륙에서 가장 높은산,

민족의 영산, 수많은 한이 서린산 그리고 우리나라 국립공원1호이다.

 

산꾼이면 누구나 한번 쯤 가고싶어 하거나 다녀온산이며

지금도 많은 산꾼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산이며 많은 이야기가 있는산이다.

 

 내가 어렸을적에 지리산을 가로 질러 도로를 개설한다 해서 큰 뉴스거리로 알고 있던산이고

나 역시도 꼭 한번쯤 다녀오겠다고 어려서부터 꿈을 키웠던 산이다.

 

내가 많은 산을 오르 내리던 수년전 어느날 처음 지리산을 접했을때

산 아래서 바라보이는 지리산의 모습은 드높고 웅장함이였다.

 

웅대하고 준엄한하기까지한 이산의 기세가

 나를 압도 하는듯 잡아누르는 두려움에 기가 껵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리산은 그렇게 겁나고 오르기가 두렵던 산이였다

 그러나 언젠가는 올라보아야할 산이였고 올라 보리란 생각을 항상 품고있던 산이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생각이 함께하던 지리산을 지난 2005년 6월17일 경주산악회의 정기산행 으로 함께 할수 있었다.

두렵고 불안했지만 함께라는 군중심리가 위안이 되었고 호기심과 기대감이 용기도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지리산은 대부분의 산꾼들이 그러하듯

종주를 꿈꾸고 종주를 해야만 비로서 다녀왔다고 말할수 있는산이지만

처음부터 종주로 도전한다는것이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직도 뭔 삶에 그리 집착이 많아서

혼자서는 도저이 용기가 안났고 함께 할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려서 처음 산을 배울때 선배의 한마디가 지금도 내게는 산에 관한한 좌우명이 되었다.

신뢰할수 없는 사람과는 산에 가지 않는다.

 

위험에 처했을때 나의 목슴과 동료의 목슴이 같다라는 생각을 하는것이

진정한 산악인이기 때문일것이다.

하긴 지금의 모든 산들은 위에 말을 적용할곳이 거의 없다.

 

개발과 편의라는 명목할에 어느산이나 잘 정돈(?)되고 개발되어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는한 길을 잃거나 조난의 위험은 거의 줄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한 코스 중산리매표소에서 천왕봉을 올라 장터목대피소를 경유해 하산하는

지극히 짧은(?) 지리산을 보았노라고 만 말할수 있는 산행이였지만

하루 산행으로지리산은 이 이상 경험할 수 없고 이 코스 또한 결코 만만치 않았다.

 

6시 정각에 경주 황성공원을 출발한 버스는 10시40분 중산리 매표소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매표소를 지나 20여분 오르니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칼바위를 지난다.

특별히 대단한 모습의 바위는 아니였다. 그냥 길목을 알리기 위해 붙힌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길은 온통돌길이다.

여름의 우거진 숲 그리고 장마철의 짙은 습기 온몸은 땀으로 목욕을 한다.

 

12시10 멍바위에 올랐다.

 이 또한 수천년전 저 높은곳에서 부서져 내려와 여기에 멈춘 바위이리라

흐린날씨에 어두침침한 숲의 터널이 계속되던 산길이 이곳에 오르니 비로서 약간의 전망이 트였다.  

 

 

끝없이 늘어선 산줄기와 짓푸른 숲들 가슴이 시원하다.

너른 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린다.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여 조금 지날무렵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는 식수터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물도받고 휴식도 취한다.

 

나는아직 물은 충분하다 조금전에 휴식도 취했다 그러니 당연히 지나칠수 밖에...

 

온몸을 흐르는 땀과 후덥지근한 더위 이와 싸우며 또 오르기 30여분

오늘 우리 일행중 몆몆분들의 최종목적지(?)인

우리나라 사찰중 젤 높은곳에 위치해 있다는 법계사와 대피소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자유스럽게 쉬고 뒹굴며 식수를 받는등 주변의 분위기가 소풍온 맛이다.

 

시간은 12시50분 좀전의 휴식으로 아직 제법 힘이 남은듯하고 왁자지껄 소란함이 싫어 지나치기로 했다

이곳을 지나쳐 법계사 뒷쪽쯤으로 오르자 꽤 너른바위가 펼쳐 있다

  

이곳에 서자 이제 완전히 전망이 확 트였다.

굽이굽이 산맥도 감상하고 산허리를 감싸는 운무도 감상한다.

녹색으로 짙은 산맥은 굽이 굽이 끝없이 어데론가 달린다.

 

13시10 철계단이 설치된 바위계곡을 지난다

주변이 온통 바위로 둘러처지고 그동안 찌쁘둥하던 구름도 잠시 걷혔다.

햇볕이 뜨겁지만 무더운 습기에 같쳤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주변이 확트이고 훤한 바위색 때문에 상쾌한 기분이 든다.

 

3시40분 바위 사이를 지난다 개선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르는 이코스는 하산 코스로 정한길인가 보다.

장터목 산장쪽 하산길엔 통천문이 있었으니

통천문이 천왕봉을 향해 하늘을 오른다면 이 개선문을지나 자랑스럽게 하산하란뜻 아닐까?

 

어째던 난 이 길로 하늘을 오르고 있다.

천왕봉이 우뚝솟은 하늘을 향해서.....

 

 

14시10분 정상 300미터란 표지판이 있는곳 천왕봉 바로밑 바위틈에서 식수가 솟는다.

안내도에 있었던 천왕샘이다

 

천왕봉을 향해 마지막 용을 쓰는 우리 산꾼들을 위해 베푸는 천왕봉의 너그러움인가?

이쯤에서 나도 물을 채워야 할것 같다

한모금 물맛을 보았다

꽤나 맛있다

 

그러나 갈수기엔 샘이 마른다고 한다. 참고해두어야 할것 같다.

 

이곳에서 바라본 천왕봉을 향하는길은 완전히 고추선 고갯길이다.

 정상을 쉽게 밟게하지 않는 산의 교훈이리라 더구나 민족의 영산 지리산인데야....

 

마지막 공격을 위해 힘을 비축하자 잠시 바위에서 담배를 한대 빼어 물었다.

땀에젓어 담배갑이 훌줄근 해졌다.

저 멀리 녹색에 덥힌 길고도 늠름한 산줄기가 웅대하다.

 

그렇게 갈망하고 두렵던산 지리산 그 정상이 코앞에 있다.

비록 깍아지른듯 고갯길이지만 내 이제 저위에 설것이다.

 

두손 두발로 온힘을 다했다. 그리고 14시30분 드디어 천왕봉 표짓돌을 만질수 있었다.

 

 
잠깐씩 벗겨지는 운무사이로 늠름하고 웅대한 산줄기가 보였다 사라진다.

한시간여 점심식사를 즐긴다.

 

아침에 토리님에게 배낭에 받아넣은 술한병 때문에 하산길을 나설수가 없다.

식사를 끝내고 30여분을 기다렸을까?

 

 

 

저기 천왕봉을 온통 가릴듯한 무자게 큰몸집 도마님과 함께 몆분이 나타나셨다.

스스로 지리산 곰이란다.

그렇다, 비슷하다, 분위기나 모습이...ㅎㅎㅎ

 

마시고 싶은 유혹을 떨쳐낸 보람이있다.

뚜껑을 열고 남아있는분들과 함께 조금씩 나누었다.

이젠 사진을 한장 부탁해야겠다 멋지게 폼을 잡았다. 

 

  하산길.

 

바위길을 지난다.

 좌로는 계곡과 함께 간간이 우뚝솟은 암봉들도 보인다.

바위 바닥을 20여분 내려섯을까?

고사목이 흐트러진 평원이 나왔다.

 

키작은 나무들이 낮게 갈리고 높은산임을 증명하는 초원같은 평원이 한동안 이어진다.

 잘돈하여 깔아놓은 돌길과 고산의 거센 바람에 쥐어뜻긴 고사목

문즉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장찍어 드릴까요?

포항에 사신다는 나벌님이 말씀하신다

나와 함께하는 일행은 아무도 카메라가 없는줄 알았는데......

 

비로서 통성명을 하고 한장 부탁드렸다

연이어 두어장을 더 찍어주신다 무척이나 마음이 흡족해졌다. 

 

 

 16시 장터목산장에 도착했다.

대피소라 일컷는 산장은 많은 사람이 들끌어도 풍기는 분위기가 고요하고 고즈녁한 느낌이다. 

 

 

아직까지 정상의 맛을 느끼며 걷던길이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마치 너덜지대를 연상하듯 울퉁불퉁한 돌길이다.

 

쓰러진 고목을 밑으로 지나고 가파르고 미끄러운길을 조심스레 내려서고 길게도 내려간다.

 싶으면 옆으로 돌아서고 계곡쪽을 향한듯 하다가는 다시 산으로 접어드는길

다리를 건너고 다시 돌밭을 지나는가 하면 산길을 끼고돌아 끝도없이 이어지는 하산길

너무도 힘들고 지루하다.

 

온몸엔 땀에젓어 후줄근하고 다리에 힘도 빠지니 돌뿌리에 자주 걸린다.

얼마를 어떻게 내려왔는지 솔찍히 정신이 없다.

 

앞만보고 길만보고 처음 시작했던 중산리매표소만이 머리속에 맴돈다.

끝없이 쏱아져 내리는길 우거진 숲에 같혀 어데가 어덴지 알수가없다.

알고 싶지도 않다 힘들고 또 힘들기때문이다.

 

정신없이 걷다보니 우렁찬 물소리가 들렸다.

계곡은 아까부터 하산길 나와 함께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큰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문득 옆을보니 유원폭포 마치 콘크리트로 댐을 축조한듯

계곡을 가로막은 바위를 넘어 힘차게 솥아지는 물줄기 경이롭고 멋지다.

 

잠시 떨어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위대한 자연 그리고 이를 거스르지 않고 유연하게 함께하는 저 위대한 자연의 방식들....

 저와같이 살아야하는것인데 하는 철학적인 생각도 들었다.

 

생각을 뒤로하고 베낭을 들쳐메었다.

좁은 돌길을 얼마 내려서니 이게곡을 건너뛰는 철다리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쉬며 게곡미를 담아 촬영도 즐긴다 또 주저 앉잤다. 쉬어간들 어떠리......

 

 한참을 내려오니 맑은물이 시원스례쏱아지는 계곡물이 콸콸흐른다.

많은 사람들이 땀을 식히고있었다.

나도 주저앉자 머리고 감고 뜨거워진 발도 식혔다.

 

또 걸어야한다.

힘들지만 상쾌하다. 문득 낮읶은 바위가 우뚝 보인다.

아침에 보았던 칼바위가 우뚝 서있다.

18시30분 드디어 아침에 차에서 내렸던 중산리매표소를 지난다.